21세기 공산주의의 붕괴로 위기에 몰린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고 나섰다. 본토까지 핵무기를 날리겠다고 위협하는 한편 국제적인 경제 원조를 당당히 요구하고 있다. 동북아의 작은 반도에 위치한 북한은 거대 국가를 형성한 미국에 상대조차 안 된다. 게다가 이미 전 세계 헤게모니를 장악한 미국이 그들의 도전을 받아줄 리 없다. 그럼에도 ‘악의 축’으로 규정된 북한은 무역을 금지하는 등 국제적 제재를 가하는 데도 불구하고 미국의 위협이나 제안에 아랑곳 하지 않는다.
이렇게 ‘간 큰 북한’이 미국 할리우드 영화인들에게 꽤 매력적인 소재가 아닐 수 없다. 안톤 후쿠아 감독은 영화 <백악관 최후의 날>에서 북한을 노골적인 테러집단으로 등장시켰다. 그동안 어디에 위치하는 지도 모르고 있는 북한을 위험한 국가로 그려내고 있다.
영화 <백악관 최후의 날>을 통해 미국의 백악관을 습격하고 대통령을 인질로 잡는 북한의 모습을 꽤나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 아무리 영화라고 해도 최근 개성공단 가동이 잠정 중단되고 있고 북한의 무력 도발이 잇따르는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국제적 정세를 감안할 때 그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
영화 <백악관 최후의 날>(원제: Olympus Has Fallen)은 백악관을 함락시키고 미 대통령을 인질로 잡은 그들이 전 세계를 전쟁 위기에 몰아넣는 상황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실제상황을 그리는 긴박한 전개와 더불어 수송기 AC-130 추락 장면, 워싱턴 기념탑 붕괴 장면, 처참히 붕괴되는 백악관 장면 등 거대한 스케일을 통해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로서의 면모를 과시한다.
또한 영화 <300>의 제라드 버틀러, <다크 나이트> 시리즈의 모건 프리먼, 아론 에크하트 등 연기파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트레이닝 데이> <더블 타겟> 등 리얼 액션의 선두주자인 안톤 후쿠아 감독의 연출력이 폭발적인 액션을 완성했다. 특히 러닝 타임 내내 터지는 총격전과 제라드 버틀러 활약을 통해 박진감 넘치고 실감나는 액션을 선보이며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화 <백악관 최후의 날> 미국과 북한과의 국제정세
한반도에서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따른 긴장을 완화하고자 한·미 최고위급 회담이 열린 시각, 백악관이 공격을 받으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한국에서 경호요원으로 위장한 북한 테러리스트단 KUF 대장 강(릭 윤)과 40여 명의 대원이 백악관을 점령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3분이다.
이들은 최첨단 대통령 경호요원들을 제압하고 백악관 내 벙커에서 미 대통령(아론 에크하트)을 인질로 잡은 강은 대통령의 목숨을 담보로 동해상의 제7함대 및 주한미국의 철수를 요구하며 긴장관계를 유발시키는데 과연 미국은 어떠한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갈 지 보는 이로 하여금 주목하게 만든다.
특히 영화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국을 향한 공격 위협 등 최근 한반도 정세와 유사함을 바탕에 깔고 전개된다. 마치 이런 복잡한 국제적 상황을 사전 예상을 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마저 든다. 제7함대와 주한 미군 2만8천500명의 철수 그리고 미국 내 모든 핵미사일을 통제할 수 있는 암호 코드 등 극중 북한 출신 테러리스트들이 미국 대통령을 인질로 잡고 요구하는 조건을 보면 더욱 그렇다.
이 같은 배경과 설정 탓에 러닝타임 내내 한국말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미국의 위기 상황에 대한 한국과 북한의 대응이 시시각각 중계된다. 비록 할리우드 영화 속 설정이긴 하지만, 예민한 남북 정세마저도 할리우드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영화는 6월 5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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