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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과 예술의 완벽한 조화 마돈나를 ‘팝의 여왕’으로 만들다

<마돈나를 춤추게 한 허브릿츠 展>세종문화회관 미술관 | 2016년 03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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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에게 ‘팝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안겨준 사진이 있다. 1980년대 할리우드 황금기의 시작을 함께한 사진가 허브릿츠(미국, 1952-2002)의 작품이다. 블록버스터 영화가 탄생하고 마돈나, 마이클 잭슨, 리차드 기어, 데이빗 보위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나오기 시작한 이 때 허브릿츠는 그들과 깊은 친분을 맺으며 할리우드의 중심에 있었다. 특히 마돈나는 허브릿츠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영상을 한 번도 다뤄보지 않은 그에게 자신의 싱글 앨범 ‘Cherish’의 뮤직비디오 감독을 맡기기도 했다. 그녀에게 허브릿츠는 어떤 존재였을까. 2월 5일부터 5월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는 <마돈나를 춤추게 한 허브릿츠 展>은 마돈나가 허브릿츠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었던 이유를 특별 조망한다.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며 생활하던 마돈나는 당시 최고의 스타이자 선망의 대상이었던 신디 로퍼처럼 되기를 원했다. 우연히 음반 제작사 관계자의 제안을 받은 그녀는 첫 앨범에서 펑키한 스타일의 신디 로퍼를 그대로 따라하지만 처절한 실패를 맛본다. 그러던 어느 날 영화 속 마릴린 먼로를 본 마돈나는 그녀와 닮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마돈나는 <Like a virgin> 앨범에 신디 로퍼의 스타일을 버리고 화려한 금발, 섹시하고 요염한 여성미의 먼로를 연상시키는 모든 것을 실었다. 대중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신디 로퍼는 분노했다. 똑같은 섹시 콘셉트라면 마돈나를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 마돈나가 <True blue>라는 앨범을 냈을 때, 신디 로퍼는 비슷한 이름의 <true color>를 세상에 내놨다. 스타일도 마돈나처럼 바꾸고 도발적인 섹시함을 내세웠다. 타이틀곡의 제목도 마돈나의 ‘open your heart’와 비슷한 ‘change of heart’로 정했다. 마돈나의 모든 것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당시 흥행의 핵심은 앨범 재킷 사진이었다. 마돈나에게나 신디 로퍼에게나 가장 예민한 이슈였다. 신디 로퍼는 앨범 사진 역시 마돈나와 똑같이 만들길 원했고 그렇게 제작했다. 하지만 허브릿츠가 찍은 마돈나의 섹시하고 화려하지만 음울한 백조와 같은 우아함을 뛰어넘지 못했다. 그녀의 독특한 앨범사진은 대중의 눈길을 압도했다. 신디 로퍼는 마돈나 앨범의 삼분의 일도 판매하지 못하고 참패한다. 이 한 장의 사진이 치열한 할리우드의 전쟁터에서 마돈나에게 여왕의 자리를 안겨준 것이다. 
허브릿츠는 순간을 포착한 이미지가 정치적, 미학적, 사회적 관점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시각적으로 매우 멋진 사진이라고 해도 그것이 그 사람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버렸다. 사람의 특성을 한 장의 사진에 반영한다는 것은 어렵다. 처음 만난 사진가와 평생 남을지도 모르는 순간을 담는 카메라의 불빛 앞에서 내 본연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신을 숨기는 것이 익숙한 스타일수록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허브릿츠는 처음 보는 사람도 무장해제 시키는 친화력과 순수함으로 스타들의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유도했다. 그래서 마돈나는 허브릿츠를 “말만으로 내 옷을 벗기고, 추운 모래밭에게 바보처럼 춤추며 뛰게 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허브릿츠는 1952년 로스앤젤레스 브랜우드에서 가구사업을 하는 부유한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영화 <빠삐용>의 주연배우였던 스티브 맥퀸의 옆집에 살면서, 여러 배우들과 친분을 맺었다. 그것이 그의 할리우드 인생의 첫 시작이다. 바드대학에서 경제학과 미술을 전공한 후 아버지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그는, 우연히 여행에서 친구를 찍은 사진이 패션 매거진들에 실리면서 사진가의 길을 걷는다. 그리고 친구였던 리차드 기어는 할리우드의 대스타로 발돋움한다. 허브릿츠는 다양한 패션 매거진에서 마돈나, 마이클잭슨,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의 사진을 찍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다. 그 후 명품 브랜드 광고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활약하며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해 할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로 우뚝 선다. 
할리우드의 패션과 문화를 이끌었던 천재 사진가 허브릿츠는 스타들의 사진과 명품 패션 화보, 인간의 몸을 주제로 한 작품들로 할리우드의 전설을 만든 20세기 대표 사진가이다. 1970년대부터 ‘보그’, ‘엘르’, ‘하퍼스 바자’ 등에서 활동하며 작업했던 그의 사진들은 상업적인 면뿐만 아니라 예술적인 면에서도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흔치 않은 명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허브릿츠는 르네상스과 그리스로마 시대의 영향을 받아 사람의 몸을 조각상과 같이 아름답게 표현해내고 누드 사진을 예술의 한 분야로 끌어올리며 패션 사진계의 거장이 됐다. 이러한 그의 혁신은 작품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으로 인해 배우는 스타가 되었고 스타는 세대의 유행을 이끄는 세기의 아이콘으로 됐다. 마돈나를 비롯해 마이클 잭슨, 나오미 캠벨, 리차드 기어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은 언제나 그와의 작업을 꿈꾸었다. 
명품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샤넬, 베르사체, 캘빈클라인, 발렌티노,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허브릿츠는 각각의 브랜드의 특성을 완벽하게 반영한 대표적인 아이덴티티를 창조해냈다. 또한 사진작가였던 그는 천재적인 감각으로 다양한 뮤직비디오를  연출한다. 마돈나, 크리스 이삭, 브리트니 스피어스, 머라이어 캐리 등 그가 연출한 세계 톱 뮤지션들의 뮤직비디오는 관능적이면서도 파격적인 연출로 지금까지도 최고의 영상으로 손꼽힌다. 이번 전시에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었던 그의 독특한 작품들과 직접 연출한 10여 편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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