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영원한 테마는 ‘사랑’이다. 사람의 심장에서 발로한 ‘사랑’이라는 감정은 삶과 죽음을 초월해 오랜 시간 강한 울림을 남긴다. 그중 서양의 고전으로 널리 읽히는 고트프리트의 <트리스탄>은 800년 동안 서양인의 의식 속에 잠재한 사랑의 정서를 발현시킨다. 한국의 <춘향전>이나 영국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지고지순한 사랑이 아니라 인간의 다양한 욕망과 감정이 투영돼 있는 고통과 번민의 치명적 결함으로 얽힌 사랑이 그 주요 서사를 이룬다.
봉건질서가 지배적인 중세사회에서 운명적 만남과 ‘사랑의 묘약’을 사용하는 몽환적 변칙, 그리고 신의와 책임, 의무와 명예가 공존하는 사회적 규약과 제한적 환경 아래 신분질서가 다른 남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많은 희생과 번민, 고통과 갈등을 수반한다. 그로 인해 더욱 강한 힘으로 관객을 몰입케 하는 전설적 <트리스탄>은 현대에 와서 각종 공연과 연극, 영화, 전시로 재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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