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은 변하지만 스타일은 영원하다’ -코코 샤넬- ‘자신만의 디자인철학이 명확해야 영원할 수 있다’ -김정희 대표- 김정희 포이베(PhoeBe)보석디자인연구소 대표가 얼마 전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산업디자인대회인 2017 A'DESIGN AWARD & COMPETION에서 ‘Silver A' Design Award Winner for Jewelry’를 수상했다. 180개국 35,559점의 작품이 출품된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에서 2년 연속으로 이뤄낸 쾌거다. 그동안 세계 유수의 대회 수상과 전시회를 통해 주목받은 김정희 대표의 독창적인 디자인은 업계에서는 이미 전설이 되었다. 최근에는 보석디자이너 최초로 ‘한국미술 50년사 한국미술 작가명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제 김정희 대표를 통해 주얼리도 예술로 인정받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노블래스 주얼리 브랜드 연구소 포이베보석디자인연구소의 ‘포이베(PhoeBe)’는 그리스어로 ‘빛나는 여자’, ‘황금의 관’이라는 뜻을 지닌 달의 여신을 상징한다. 가장 빛나는 주얼리 디자인의 역사를 새로 써내려가는 김정희 대표를 만나보았다.
‘주얼리는 여성이다. 정교하고 우아하고 세련된 김정희의 주얼리 컬렉션은 여성이라면 모두가 훔치고 싶어할 것이다’ 김정희 대표의 작품에 대한 이탈리아 유력 매거진의 평이다. 기자가 만난 김정희 대표는 세간의 화려한 이력과 수상경력을 가진 성공한 디자이너이기 이전에, 작품에 영혼을 담을 줄 아는 예술인이었다. 김 대표는 전문 보석디자이너이면서, 순수예술 분야에 대한 새로운 배움을 위해 국민대학교 대학원 ‘Metal Craft & Jewelry’를 졸업한 순수예술인이다. 논문 주제를 고민할 때도 ‘네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하라’는 교수의 조언으로 ‘진주와 유색보석을 이용한 복고풍 주얼리 디자인 연구’로 16~19세기 왕실주얼리를 연구하게 되었고, 이는 현재 김 대표가 추구하는 신귀족주의의 바탕이 되었다. 그녀는 예술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통찰하기 위하여 순수예술의 영역까지 지평을 넓혔다. 예술과 인간 영혼에 대한 깊은 침잠(沈潛)은 마침내 주얼리(jewelry)를 생활 속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이다. 대학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할 때부터 ‘옛스러움’에 몰입해온 그녀는 고전주의의 영감에 집중했고, 디자인을 구상할 때도 그러한 요소들이 디자인의 주 모티브로 작용했다. 그래서 ‘시간을 거스르는 아름다운 전설’이라는 콘셉트를 중심으로 귀족적인 아름다움과 자연 친화적인 요소를 모더니즘 그리고 고전주의와 조화시켜 주얼리로 표현하고 있다. 포이베(PhoeBe)보석디자인연구소가 론칭한 ‘아리스따’는 ‘아름다움의 소유자’와 ‘스타’의 합성어로,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유니크한 주얼리’를 탄생시킨다는 디자인 철학을 담고 있다. 즉 세상에 하나뿐인 한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주얼리가 김정희 대표의 손에서 완성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자신만의 디자인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나이, 연령, 취미, 종교, 직업까지 감안하여 작품 하나하나에 스토리텔링을 담는다. 그리고 인고와 창조의 시간을 통해 세상에 하나뿐인 주얼리 작품이 탄생된다. 지금도 많은 보석상들이 보석을 만들 때 남들이 만든 디자인을 보고 똑같이 카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 때문에 자신만의 색깔이 없는 보석은 생명력이 오래가지 못한다. 하지만 김정희 대표의 작품처럼 자신만의 스토리와 칼라를 가진 주얼리는 고객이 먼저 알아볼 수 있다. 아무런 부연설명이 없어도 작품을 통해 고객에게 직관적으로 느낌이 전해진다는 것. 조개속의 진주가 아픔 끝에 완성되듯 그녀의 혼이 담긴 주얼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모든 작품은 고객의 스토리와 추억을 중심으로 창조하여 온전한 그분만의 작품이 됩니다. 오로지 영감으로만 작업하는 것이죠. 그래서 아름답게 태어난 보석이 새 주인을 만나 제 곁을 떠날 때면 아끼고 사랑해줄 새 주인을 만나 기쁘기도 하지만, 곱게 키운 아이를 시집보내는 기분이 들어 많이 아쉽기도 합니다.” 자식을 아끼는 마음으로 정성을 들여 제작한 김 대표의 작품은 고객의 영혼을 위로해주고 행복을 가져다준다. 마르지 않는 샘처럼 끝없이 작품에 영감을 투영하는 그녀만의 비결은 무엇일까? “스토리를 담은 드로잉과 스케치를 시작으로 계속 발상이 이어집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품마다 영혼을 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집중이 아니라 작품에 영혼을 투영시킴으로서 작품과 혼연일체가 되어야 합니다.” 김 대표는 작품을 만들 때 8-9시간을 앉아있기도 하고 밤을 새는 일도 일상이다. 컴퓨터 작업은 지양하고 오로지 손의 힘으로 작품을 만든다. 섬세함은 손끝에서 이루어지고, 촉각으로 만지고 느껴야 주얼리에 생명이 담기기 때문이다. “이제 주얼리도 사치품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감동과 위로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오리엔탈리즘과 현대미를 가미해 누구나 착용할 수 있는 주얼리를 만들고 싶어요. 몇몇의 마니아뿐만 아니라 처음 작품을 보는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고, 착용도 가능한 주얼리를 만들겠습니다. 주얼리도 보석의 한계를 넘어 충분히 생활 예술로 거듭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요.” 김 대표는 명품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의 명품 주얼리 시장을 개척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녀의 작품을 감상했던 세계 유수의 전문가들과 언론은 그녀의 작품이 발전이 침체된 해외명품의 주얼리 디자인보다 훨씬 창조적이고 독창적이라는 평가다. “먼 훗날 이 세상을 떠날 때, 행복하게 떠나고 싶습니다. 떠날 때는 나 혼자만 미소를 짓고, 주위 사람은 슬퍼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잘 쓰여진 인생은 편안한 잠을 가져온다는 말처럼, 주얼리가 예술로 인정받는 세상을 개척한 인물로 남고 싶습니다.” 김 대표의 예술철학인 ‘고전에서 찾는 현대미학과 시간을 거스르는 아름다운 전설’처럼 김 대표의 작품은 유행이나 시간을 초월하여 사랑을 받고 있다. 그녀를 통해 주얼리가 생활속의 예술품으로 대중화되는 날을 기대해보자. 이양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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