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장애인미술대전이 오는 8월 30일부터 홍익대 현대미술관에서 펼쳐진다. 지난해 출품작(530점)보다 약 100점이 더 출품돼 규모가 한층 커졌다는 평이다. 10월 27일부터 4일간 진행되는 장애인창작아트페어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알림2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열릴 예정이어서 대중의 관심이 벌써부터 집중되고 있다. 장애인예술의 수준을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이 행사들은 한국장애인미술협회가 주체적으로 기획하여 진행하고 있다. 26년째 휠체어를 타고 가치 있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장애인미술협회 김충현 회장의 별명은 ‘장애인 슈퍼맨’이다. 김충현 회장을 만나 협회의 비전과 장애인 예술가로 살아가며 꿈을 그려나가는 행복한 인생을 들어보았다.
“우리 협회는 장애인미술가들의 창작활동지원과 미술발전을 위해 창립 이후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회원들과 많은 장애인 미술작가들이 어려웠던 환경에서 벗어나 창작의욕을 북돋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 협회는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장애인 미술의 터전으로 발전해나가겠습니다.” 우리의 주변을 살펴보면 장애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절망과 좌절을 딛고 일어나 승리의 상징으로 거듭난 장애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네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치는 이희아 양, 근육장애로 전신마비가 되어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박정 작가, 뇌 병변으로 손을 못 쓰게 돼 발로 그림을 그리는 이윤정 작가, 교통사고로 하체마비가 되었으나 재기하여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가수 강원래 등 타의 모범이 되는 장애인들이 삶의 희망을 곳곳에 전하고 있다. 장애인 예술을 널리 알리고 있는 한국장애인미술협회 김충현 회장은 서양화, 한국화, 서예, 공예 등 미술 분야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는 장애인 미술가들이 모여 장애인의 문화 활동 참여를 확대하고 문화소외 장애인의 문화향유 기회를 증진시키며, 이를 통해 장애인문화예술 분야가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장애미술인의 작품 창작활동과 전시활동을 지원하고 미래의 장애인 작가를 조기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미술교육사업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한국장애인미술협회는 ‘국제장애인미술대전’과 ‘장애인창작아트페어’라는 굵직한 행사를 열며 장애인 미술의 터전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국제장애인미술대전은 올해는 오는 8월 30일부터 홍익대 현대미술관에서 펼쳐지며, 지난해 출품작(530점)보다 약 100점이 더 출품돼 규모가 한층 커졌다는 평이다. 또한 오는 10월 27일부터 4일간 진행되는 제4회 장애인창작아트페어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알림2관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장애미술작가 개인 부스전을 비롯해 장애미술작가 3인전, 소품전, 글로벌아트전, 아트놀이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애인예술 발전 위해 헌신하는 삶 한국장애인미술협회 김충현 회장은 1급 지체장애인이다. 1991년 4월 불의의 사고로 산업재해사고 장애인이 되어 지금까지 장애를 가진 채 살아가고 있지만 그는 장애인이 되었기에 오히려 더 넓은 세상을 알게 되었다고 소회한다. 또 더 열심히 살아야할 이유를 발견하였으며 보다 많은 봉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새로운 꿈이 생겨 제2의 인생을 기분 좋게 즐기고 있다. 그것은 바로 서예였다. 1994년 6월 동료 장애인 6명과 함께 ‘붓사랑서우회’라는 서예 모임을 결성한 뒤 붓글씨에 몰두하며 산지 20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났다. 그 사이 김충현 회장은 한국장애인미술대전 추천작가, 대전광역시 서예대전 초대작가, 한국기독서예대전 초대작가 등 200여 회의 전시회 초대와 100여 차례의 수상경력을 쌓았으며, 한남대학교 사회문화대학원 조형미술학과(서예전공) 석사과정을 졸업하며 우수상을 받았다. 이렇듯 붓글씨를 쓰면서 스스로 힐링하는 법을 배운 그는 2007년에 한국장애인미술협회 회장에 선임돼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장애인문화예술 분야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아가며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장애인미술 창작공간을 만들고 싶다 많은 사람들은 김충현 회장을 ‘장애인 슈퍼맨’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그는 아직까지도 사고 후유증으로 한여름에도 양털장화와 두꺼운 등산 양말을 신고 겨울 내복을 입으며 무릎에는 토시를 신고 겉에도 겨울 방한복을 입어야 통증을 이겨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삶에 회의를 느껴 주저앉는 것이 아닌, 절망의 끝에서 서예와 문인화를 배우면서 누구보다 성실하고 유의미하게 인생이란 항해를 진행 중이다. 그 결과 대전광역시장 표창,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감사패,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공로표창, 장애인상(대통령상), 장애인문화예술 대상 공로상 헌법재판소장 표창 등을 받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이렇듯 많은 것을 이뤄가며 결실을 맺고 있는 김충현 회장에게 한 가지 소망이 더 남아있었다. “정신없이 오늘까지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한 가지 바람이 남아있습니다. 장애인들에게는 창작할 수 있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습니다. 이에 장애인 미술가를 위한 창작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까지 언제든지 찾아와 미술과 서예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예술을 통해 교류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회원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함께 감상하며, 장애인 작가들과 함께 따스한 예술의 정을 나눌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게 남은 마지막 꿈입니다.” 그가 서예를 할 때 가장 많이 쓰는 글자는 언필신행필과(言必信行必果)라고 한다. 즉, 말은 반드시 믿음이 있어야 하고, 행동은 반드시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말은 그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한국장애인미술협회 김충현 회장은 언필신행필과를 가슴에 새기며 평생 장애인 예술인들과의 약속을 지켜왔다. 결국 이것은 나를 이겨내고 말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도록 하는 디딤돌이 되었다. 김충현 회장은 이렇듯 많은 이들에게 무한한 자신감과 가능성을 안겨주었고 이제 또 다른 벅찬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 슈퍼맨이 희망찬 내일을 향해 힘껏 날아오르고 있었다. 이양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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