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디자이너들의 예술적 상상력과 플라스틱의 무한한 가능성이 만나 탄생한 디자인을 소개하는 전시가 열린다. <PLASTIC FANTASTIC : 상상 사용법>전시가 오는 9월 14일부터 내년 3월 4일까지 디뮤지엄(D MUSEUM)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기적의 소재로 불리는 플라스틱이 일상으로 들어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다채롭게 변화시킨 마법 같은 여정을 보여준다. <PLASTIC FANTASTIC : 상상 사용법>은 지난 반세기 동안 열정 넘치는 40여 명의 세계적 크리에이터들이 개성과 도전정신을 불어 넣어 탄생시킨 2,700여 점의 제품, 가구, 조명, 그래픽, 사진 등을 총망라한다. 특히 3대에 걸쳐 일회성 소비 시스템의 산물이라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플라스틱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드는 데 기여한 카르텔과 시대를 아우르는 디자인 거장들의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긴밀한 협업을 살펴볼 전망이다. 이와 동시에 방대한 아카이브에서 엄선한 광고 그래픽, 일러스트레이션 그리고 유명 아티스트의 시선으로 포착한 사진 작품 등을 통해 이탈리아 특유의 유머러스하고 과감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크게 여섯 개의 섹션으로 나눠 다양한 관점의 관람 포인트를 제공한다. 미술관 입구에서 전시장까지 이어지는 ‘폴리머, 꿈꾸다’ 섹션은 플라스틱이 형태와 색을 갖기 이전 단계의 순수한 성질을 상징적으로 사용한 설치 작품을 통해 재료가 가진 질감과 특성을 체감할 수 있다. 본격적인 전시가 시작되는 M1층은 공업용 재료에서 시작된 플라스틱이 제조 기술의 발달과 색의 도입으로 점차 다양한 가구와 식기 등에 사용되면서 일상을 이루는 친숙한 부분이 되어온 과정을 소개하는 ‘컬러로 물들이다’ 섹션과 우주시대 개막이나 야외 활동의 확산 등과 같이 특정 시대나 사회상에 따라 유행을 달리했던 플라스틱의 변신을 다채롭게 선보이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나다’ 섹션으로 이루어진다. 이어서 계단의 화려한 조명을 따라 도달하게 되는 M2층은 고정된 기능이 아닌 예술가의 독특한 관점으로 플라스틱 제품을 재해석해 포착한 사진 작품 및 본 전시 참여 디자이너들의 철학과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디자인, 풍경이 되다’ 섹션과 플라스틱이라는 재료 고유의 특성에 매료된 동시대 디자이너들의 상상력과 개성 넘치는 도전을 볼 수 있는 ‘마스터 디자이너, 일상으로 들어오다’ 섹션 그리고 새로운 영역으로 거듭해서 발전해나갈 플라스틱에 대한 기대와 상상을 영상과 설치로 표현한 ‘또 다른 세상을 꿈꾸다’ 섹션으로 구성된다. 60여 년간의 플라스틱 역사를 아우르는 본 전시는 디자인 역사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작가 40여 명의 작업 결과물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산업용 플라스틱에 우아함과 기능을 더해 가정으로 들여온 선구자 안나 카스텔리 페리에리를 시작으로, 산업 디자인계의 대부로 불리는 조에 세자르 콜롬보, 20세기 산업 디자인의 아이콘 필립 스탁, 단순 명료함 속에 기능을 담아낸 미니멀리즘의 대가 피에로 리소니 등 거장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후반부에서는 과감한 이탈리아 감성을 빛으로 풀어낸 페루치오 라비아니를 비롯해 세계 디자인 시장을 움직이는 ‘미다스의 손’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 우아함과 간결함의 미학으로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형제 로낭 & 에르완 부홀렉, 시적 언어로 예술과의 경계를 넘나드는 감성 디자인의 귀재 도쿠진 요시오카 등 보다 젊은 감각을 제시하며 동시대 디자인의 중심에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소개한다. 여기에 익숙함을 벗어난 실험적 공간을 디자인하는 비주얼 크리에이터 그룹 쇼메이커스와 장소-특정적 요소를 활용한 공간 설치로 주목받고 있는 박여주 작가가 참여해 더욱 입체적인 전시 경험을 유도한다. ‘빚어서 만든다’라는 플라스틱의 어원처럼 <PLASTIC FANTASTIC : 상상 사용법>전은 늘 유연하고 새롭게 변모하는 플라스틱의 특성과 예술적 감성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유기적으로 진화해 온 과정을 다각도로 보여준다. 더불어 마스터 디자이너들의 놀라운 상상이 플라스틱을 통해 현실이 되는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한다. 일상에 환상을 입혀줄 특별한 상상 사용법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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