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이 내리면 사람들의 발걸음은 어디론가 바삐 향한다. 사랑하는 연인, 친구를 찾아 잊어서는 안 될 약속을 떠올리고 아름다운 추억을 찾아 떠나게 되는 겨울. 세상은 온통 흰 눈으로 덮이고 제대로 된 겨울 풍경에 젖어들 즈음, 여지없이 현실을 타파하는 한 장면이 도로의 눈 녹은 풍경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 도로는 검은 빛을 띠고 눈 치우기에 여념이 없는 제설차는 겨울과는 어울리지 않는 ‘염화칼슘’이라는 물질을, 강아지 물에 젖은 몸 흔들 듯 털어댄다.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해 제설은 필수지만, 갖가지 오염과 환경문제를 야기하며 뉴스의 한 꼭지를 해마다 차지한다. 이런 이유로 ‘친환경 제설제’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 분야에 자신의 인생을 건 한 사람이 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 분야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 한 제마코퍼레이션(주)의 정영환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신기술 기반으로 불모지 개척한 친환경 제설제 [Green- SR100]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습니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한 정영환 대표는 2005년 법인을 설립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환경오염과 안전문제,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부작용이 따름을 알고 있던 정부와 관련기관, 지자체, 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이라는 가시적인 효용에 급급해 있었고 친환경 제설제에 대한 정부의 제도마저 미흡했기 때문이다. 열악한 사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창립 초기부터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친환경 제설제’에 대한 연구와 기술개발에 매진했다. 정영환 대표는 “사업 초기 국내 친환경 제설제 시장은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친환경에 대한 기준도 없었고 제도마저 없었습니다. 2011년 환경부 기준이 생기기까지 발로 뛰며 설득했고, 겨울철 악조건의 대명사라 불리는 대관령을 비롯해 8년간 친환경 제설제의 효과를 입증하기까지 제품 기술력으로 극복하고 이겨냈습니다. 이젠 환경과 사람에게 무해한 제설제 사용으로 좀 더 안전한 환경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라고 말했다. 친환경 제설제로 입증받기 위해선 융설 효과는 물론 납, 비소, 카드뮴, 수은 등 유해물질 비중을 낮추고 살포 후, 미생물 분해 효과가 뛰어나야 하는 전제조건을 가지고 있다. 오랜 R&D의 결과물인 제마코퍼레이션의 주력제품인 친환경 융설·융빙제 [Green- SR100]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한국도로공사와 2008년 조달청 납품으로 이어졌고 지자체를 비롯해 한국도로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주택토지공사, 서울시도로교통사업소, 서울시설관리공단, 부산시설관리공단 등으로 공급량이 늘며 높은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2011년에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환경표시인증서(환경마크) 제9090을 획득하며 강소기업의 입지를 굳혔고 지난해에는 품질경영시스템 IS0 9001:2008을 인증 받은데 이어 올해 [제8회 2013 대한민국 건설환경기술상] 시상식에서 정영환 대표가 ‘국토교통부장관상’을 수상하며 업계 선도기업 임을 입증했다.
친환경 제설제 사용 관심 고조, 제도 마련 들어 가
사람과 환경에 대한 제마코퍼레이션의 진정성이 녹아든 대표적 효자 제품인 [Green- SR100] 친환경 제설제의 우수성은 한국도로공사의 성능평가 결과보고서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기존 염화칼슘과 소금은 도로파손, 차량 및 교량부식 현상유발, 가로수 고사, 수질 및 토양·하천 오염이라는 치명적 취약성을 가졌지만, [Green- SR100] 제품은 콘크리트포장, 구조물, 교량 등 내구성 유지에 기여하고(소금대비 중량손실 비율 30% 이하) 염화칼슘과 같이 도로에 포트홀(port hole)이라 불리는 도로파손이 없어 교통사고 유발 방지 및 2차 지하수 오염방지 효과(염소함유량 50% 이하, 물불용분 1% 이하)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립 형태로 제조된 제품은 편리한 작업성과 보관 저장성으로 1~2년을 그대로 두어도 염화칼슘처럼 고형화 되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한국도로공사 대관령지사 진부IC~대관령1터널 시험구간 등에서 비교시험을 통한 객관적 결과로 증명됐다. 사업 초기 어려운 여건을 극복한 제마코퍼레이션의 비전은 근래 들어 한층 더 밝아졌다. 이는 사회적 여론과 통계의 반증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달청은 올해부터 친환경 제설제 만을 구매·공급키로 했으며, 각 지자체가 친환경 제설제 사용 시, 국가가 비용을 보조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3월 황영철 국회의원을 필두로 13인이 발의한 ‘자연재해대책 일부 개정 법률안’은 친환경 제설제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한 층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 또, 국제협력개발기구 OECD는 염화칼슘 사용에 대한 부작용이 심각해짐에 따라 사용 자제를 권고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간 3,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제설제 시장규모 중, 친환경 제설제의 비중은 미미하다. 지난해 소방방재청 집계 자료 [2012년도 겨울철 제설제 구매현황]에 따르면 전국 제설제 구매량은 44만 5917톤이며, 친환경 제설제는 고작 1만 379톤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물량의 2.3%를 차지하는 양이다. 한편 겨울철 제설제 소비가 압도적으로 많은 한국도로공사의 경우도 2012~2013년 전체 제설제 구매 14만 8326톤 중, 친환경 제설제 비중은 0.02%인 84톤이었다. 한편 각 지자체도 관심을 갖고 친환경제설제 사용을 점차 늘려가는 추세다. 특히 수려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는 강원도와 제주도 지역이 나름대로 자연환경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지만 예산부족을 이유로 구매비용이 저렴하고, 사용에 대한 제재 기준이 없는 동절기 환경에 해로운 염화칼슘을 여전히 많이 사용하고 있어 안타까운 형편이다. 그러나 반증적으로 친환경 제설제의 사용은 환경의 문제의 대두로 인해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영환 대표는 마지막으로 “주변의 관심과 도와주시는 분들이 늘 계셨기에 어려운 과정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혼자만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라고 했다. 뚝심 있고 사업에 대한 고집을 가진 한 사나이의 덕으로 우리들의 겨울 단상이 좀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떠오르길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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