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거행됐다. 이 자리에는 독립유공자와 각계각층의 국민, 사회단체 대표, 주한외교단 등 1800여 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 독립의 역사를 지닌 독립기념관에서 경축식이 개최되는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15년 만이다. 이번 경축식은 '우리가 되찾은 빛, 함께 밝혀 갈 길'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백범일지에서 김구 선생의 필체를 모아 무대를 꾸몄다. 충남지역 독립유공자 후손과 가수 김동완 씨가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했다. 이어 2019년 유해봉환 독립유공자 후손, 국외 거주 독립유공자 유족과 국방부 중창단이 함께 애국가를 제창했다.
광복절 경축식에서는 독립유공자에 대한 포상도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독립유공 포상자 178명 중 애국지사 1명과 독립유공자 후손 4명 등 5명에게 포상했다. 포상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백운호(89) 선생은 항일 비밀결사에 참여하고 1942년 일본 경찰에 체포돼 고초를 겪은 공과 노고를 인정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대통령은 독립 선열들과 유공자, 유가족께 깊은 경의를 표한 뒤 "광복의 그날, 벅찬 마음으로 건설하고자 했던 나라, 우리가 그 뜻을 이어 만들고자 하는 나라를 국민들과 함께 그려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해방 직후 새 나라의 꿈을 노래한 시인의 시를 인용한 뒤 "어떤 위기에도 의연하게 대처해온 국민들을 떠올리며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시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통령은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먼저 대통령은 "첫째, 책임 있는 경제 강국으로 자유무역의 질서를 지키고 동아시아의 평등한 협력을 이끌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는 선진국을 추격해 왔지만, 이제는 앞서서 도전하며 선도하는 경제로 거듭나고 있다"며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는 책임 있는 경제 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목표로 대통령은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며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 국가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지정학적으로 4대 강국에 둘러싸인 나라는 우리 밖에 없다"며 "이를 우리의 강점으로 바꿔 더 이상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주도해 나간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통령은 세 번째 목표로 "평화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경제를 구축하고 통일로 광복을 완성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평화경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위에 북한이 핵이 아닌 경제와 번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화와 협력을 계속해 나가는 데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과 북, 미국은 지난 1년 8개월, 대화국면을 지속했다"며 "최근 북한의 몇 차례 우려스러운 행동에도 불구하고 대화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또한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 경제냐' 말하는 사람이 있다"며 "우리는 보다 강력한 방위력을 보유하고 있고, 그 궁극적인 목표는 대결이 아니라 대화였다"고 말했다. 특히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과 동요 없이 대화를 계속하고, 일본 역시 북한과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2045년 광복 100주년까지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 된 나라(One Korea)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약속했다.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후 문재인 대통령은 학생들과 함께 천안 독립기념관 내 제3·5·7전시관을 관람했다. 대동단결선언서, 대한독립선언서, 2.8독립선언서 등을 연이어 학예연구사의 설명을 들으며 살펴보았다. 또한 10년 만에 원본을 공개한 한국광복군 서명 태극기도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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