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인천여아 살인사건’, 2018년 7월 ‘인천여중생 집단 성폭행으로 인한 투신사건’, ‘2019년 조현병 환자의 고속도로 역주행 사건’ 등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일련의 사건들은 그 잔인함뿐만 아니라 범행 방식이나 동기 혹은 가해자의 신원 등이 예전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며 그 빈도 또한 잦아지고 있다. 이처럼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생각했던 강력범죄사건들은 연일 보도되는 뉴스와 국민청원을 통해 더 이상 우리 사회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만연해진 폭력, 과연 폭력은 어디서부터 기인하는 것일까. 개인의 문제를 거대하고 견고한 사회 시스템의 문제로 바라보는 작가 특유의 시선을 담은 연극 <킬롤로지>는 세계적으로 흥행한 온라인 게임 ‘Killology’에서 사용된 방법으로 살해된 소년 ‘데이비’, 아들과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복수를 결심한 ‘알란’,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살인을 위한 게임 ‘Killology’를 개발하여 거대한 부를 축적한 게임 개발자 ‘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잔혹한 범죄와 미디어의 상관관계 그리고 그것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이야기한다. 또 폭력의 근본적인 원인과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며 가깝게는 가정, 교육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 시스템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연극 <킬롤로지>는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진 세 인물이 등장하여 각자의 독백을 통해 사건과 감정을 쏟아 내는 1인극 같은 3인극으로 주목받았다. 여기에 심플하면서도 상징적인 무대와 강렬한 조명과 음악이 만들어낸 완벽한 미장센의 조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공연을 보는 내내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을 상상하게 만들며 몰입도를 높였다. 또한 방대한 분량의 독백을 소화하는 배우들의 에너지와 속도감은 연극이라는 장르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평이다. 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이야기 구조와 방대한 분량의 독백 속에서 상대방과 마주하는 찰나의 순간에 각 캐릭터들의 관계와 상황, 사건의 단서를 찾아가는 이야기 방식은 마치 퍼즐을 완성해 나가는 것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연극 <킬롤로지>는 지난 8월 31일에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개막하여 오는 11월 17일까지 계속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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