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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고요 사이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열한 살, 보리의 성장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영화 <나는보리>가 관람 전 미리 알고 가야 할 필수 키워드를 공개했다. <나는보리>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가족 사이에서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열한 살 아이, 보리가 가족들과 같아지고 싶은 마음에 특별한 소원을 빌게 되며 벌어지는 사랑스러운 성장 드라마이다. 보리는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들을 수 있는 ‘청인’이다. 청인은 청각 장애가 없는 사람 즉, ‘비장애인’을 뜻한다. <나는보리>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바라보는 기존의 시선을 뒤집는 접근으로 많은 영화제에서 인정받았다. 기존 영화들이 ‘장애’를 무언가 결여된 것, 주류에서 배제된 것으로 바라보았지만, <나는보리>에서는 비장애인 보리가 외로움을 느끼고 가족과의 유대감을 위해 장애를 갖기 원한다는 이야기를 그리며 사람들의 고착된 인식을 전환시킨다. <나는보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장벽을 자연스럽게 허무는 특별한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전망이다. 주인공 보리는 ‘코다(CODA)’이다. 한국에서는 ‘코다’라는 표현을 사용한 지 오래되지 않아 해당 단어가 낯선 사람들이 많다. 한국보다 먼저 ‘코다’라는 단어를 사용한 미국, 영국 등에서는 ‘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청인 자녀’로 코다를 규정한다. 하지만 <나는보리>를 연출한 김진유 감독과 제작진은 그 범위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 모두가 농인이든, 한쪽만 농인이든, 청인 자녀이든, 농인 자녀이든, 혹은 농인으로 태어났으나 ‘와우 수술’을 통해 청인 문화를 접하게 된 자녀이든 ‘농문화’와 ‘청문화’의 교집합에 위치하면서 이중 문화를 경험하는 자녀 모두가 코다인 것이다. 코다는 농인(청각장애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자녀로 음성 언어와 수어를 함께 익힌다. 음성 언어보다 수어를 먼저 익힐 수도 있다. 이럴 적부터 수어 또는 홈사인(Home Sign)으로 부모와 의사소통을 하고, 농인 특유의 문화인 농문화와 청인(비장애인)의 문화 모두를 학습하며 두 문화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때로는 두 문화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보리>는 코다의 범위를 ‘청인 자녀’로 한정하지 않고, 들리지 않는 문화와 들리는 문화 사이에서 고민하며 성장하는 자녀라면 청인인 보리도, 농인인 정우도 모두 ‘코다’로 규정하고자 한다. 나아가 <나는보리>를 통해 코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농인 부모를 둔 청인 자녀’가 아닌 ‘농인 부모를 둔 자녀’로 바뀌기를 기대한다. 가정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보리와 정우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코다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키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5월 21일 개봉.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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