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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습에서 벗어나 살아가는 인생

<하워즈 엔드> | 2020년 09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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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즈 엔드>는 <전망 좋은 방>과 <모리스>에 이어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이 영국 작가 에드워드 모건 포스터의 원작을 다시 영화화한 작품으로, 이 작품도 ‘머천트 아이보리 프로덕션’ 사단의 루스 프라우어 자발라가 각본을 썼다. 20세기 초 영국 중산층 사회의 인습적이며 위선적인 생활 풍속도와 이기심, 인간 내부의 혼돈과 모순의 무질서를 들추는 이중구조적 시각으로 다루었다.
영화 <하워즈 엔드>는 헨리 윌콕스(안소니 홉킨스) 소유인 영국 시골에 있는 하워즈 엔드라는 저택의 상속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하워즈 엔드에 대해 정신적으로 유대감과 애정을 느끼는 헨리 윌콕스의 첫 번째 부인 루스(바네사 레드그레이브)를 빼고 윌콕스 집안사람들은 모두 냉정하고 소유욕이 강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루스가 사망하고 윌콕스 집안사람들은 소유하고 있는 몇몇 저택들을 단지 재산으로밖에 여기지 않는다. 그러던 중, 헨리 윌콕스가 마거릿과 결혼하면서 이 집안은 지적이고, 인본주의적인 견해를 가진 슐레겔 자매와 깊은 인연을 맺게 된다. 중산층에 속하던 마거릿과 헬렌은 각각 다른 길을 걷게 되는데. 이것으로 소설과 영화의 중심 내용인 계급 갈등이 시작된다. 마거릿은 윌콕스와 결혼하여 상류층의 일원이 되지만 반면, 헬렌은 가난한 레너드와의 관계로 위치가 바뀌게 된다.
이 작품은 이전의 E.M. 포스터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두 편의 영화, <모리스>와 <전망 좋은 방>과 같이 인간관계에 대한 섬세한 표현을 바탕으로 좀 더 폭넓은 시각을 가지고 아이보리 영화의 정수를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품은 지적이며 인습에 구애를 받지 않는 슐레겔 가의 두 자매인 마거릿(엠마 톰슨 분)과 헬렌(헬레나 본햄 카터 분)이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 여성 중심 영화이다. 그 로맨틱한 서술방식에는 차이가 없지만, 좀 더 확고한 방식으로 사회적 편견을 물리치고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인물 형성은 마거릿 슐레겔이라는 캐릭터에서 두드러진다.
20세기 최고의 영화 중 한편으로 손꼽히는 걸작 <하워즈 엔드>를 연출한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은 제작, 연출, 각본, 각색을 겸하는 할리우드의 멀티 플레이어이다. 그는 <하워즈 엔드>, <남아있는 나날>, <인도에서 생긴 일> 등 영화사에 길이 남을 수많은 걸작을 연출해 전 세계 영화인들의 많은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 동시에 두 남자의 쉽지 않은 사랑을 그려냄으로써 매우 중요한 로맨스 영화로 자리 잡은 영화 <모리스>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있게 해, 미국 아트하우스 영화계의 상징적인 인물로 불리고 있다. 또한, 제90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8년간의 공백을 깨고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제작, 각본, 각색가로 복귀하여 90세 고령의 나이로 각색상을 수상해 영화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9월 3일 개봉.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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