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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HOPE>는 재판장을 배경으로 원고가 곧 자신이라며 평생 원고를 지켜온 스스로에게 원고의 소유권이 있음을 주장하는 78세 에바 호프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법정 드라마 형식으로 호프의 삶을 풀어나가는 <HOPE>는 8살 난 호프가 처음 원고를 마주한 순간, 원고에 빼앗긴 엄마의 관심과 애정, 원고로 인한 연인의 배신과 시련 등 원고로 인해 흔들리고 상처받는 호프의 모습이 이어진다. 이렇듯 이 작품을 들여다보면 주인공은 78세 노파이며, 화려한 볼거리 대신 삶의 무게를 담아낸 무대는 기존의 흥행 공식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그럴듯한 미사여구나 특수효과 없이도 흥행과 작품성을 다잡은 <HOPE>의 무기는 '진심'이었다. 세상에는 굉장히 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가 쉽게 보고, 듣고, 만날 수 있는 작품의 주인공은 대개 젊은이들이었다. 일흔이 넘은 흔히 말해 할머니가 주인공인 뮤지컬은 만나기 쉽지 않았다. 그동안 여러 작품 속에서 실버 세대는 보조적인 역할에 그쳤다. 하지만 <HOPE>는 78세 노파 에바 호프를 전면에 내세우며 특정 세대에 대한 편견을 부수고 관객들의 시야를 확장시키며 호프의 삶을 통해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게 만든다. 또한, 최근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키워드 중 하나가 여성이다. 여성이 서사의 중심이거나 여성의 현실을 담은 작품들이 연이어 소개되는 가운데 뮤지컬 <HOPE> 역시 78세 여성 에바 호프를 서사의 중심에 두고 느리지만 천천히 성장하면서 주체적인 여성 서사를 완성해 관객들의 갈망을 채웠다. 이처럼 뮤지컬 <HOPE>는 느리지만 천천히 성장하는 캐릭터의 서사를 그리며 호프와 관객들의 삶을 위로하고 응원했으며, 배우들 역시 진정성 넘치는 연기로 한층 생동감 있게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특히 타이틀롤을 맡은 김선영은 호프의 전 생애와 다양한 감정선을 표현하며 마치 캐릭터와 한 몸이 된 것 같았으며 단 한 번의 무대로 이미 작품을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에바 호프 역의 김선영은 “뮤지컬 <HOPE>는 보이지 않는 폭력이 난무하는 시대, 누군가는 손을 내밀고 안아주어야 할 때 한 줄기 빛처럼 나타난 작품”이라고 말했다. “무대 위의 배우들과 그들을 바라보는 관객 모두에게 위로가 되었으며 이 힘든 세상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답을 주었다”고 했다. 2020년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뮤지컬 <HOPE>가 더 깊이 있고 뜨거운 무대로 다시 한번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따뜻한 위로의 시간을 선사할지 기대된다. 공연은 지난달 19일 시작하여 내년 2월 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계속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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