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갤러리 서울에서는 작가 우정수의 개인전 를 11월 18일부터 12월 23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형 회화 (2020)를 중심으로 벽지와 패브릭 설치 작품들을 함께 선보이며 그의 다양한 작업 방식에 주목한다. 우정수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조형예술과 예술사 전공으로 학사, 동대학원 전문사 석사학위를 받았다. 우정수는 두산갤러리 뉴욕(2020, 뉴욕), 금호미술관(2018, 서울), 온그라운드2(2018, 서울), 갤러리 룩스(2017, 서울), OCI 미술관(2016, 서울),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2015,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또한, 그는 팩토리 2(2020, 서울),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2020, 파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관(2019, 서울), 국립현대미술관(2019, 청주), 탈영역우정국(2019, 서울), 광주비엔날레(2018, 광주), 두산갤러리 서울(2017, 서울)에서 개최한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2017년에 국립현대미술관 고양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로 참여하였고, <두산아트랩 2017> 전시의 선정 작가였으며, 2020년 두산레지던시 뉴욕에 입주 작가로 선정되었다.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인 우정수의 신작 은 두산갤러리 서울의 벽면 한쪽을 가득 채운 약 10mx2m 크기의 대형 회화이다. 이 작품은 하나의 캔버스가 아닌 16개의 크고 작은 캔버스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정수는 분할된 캔버스를 통해 ‘목소리(voice)’와 연관된 에코(echo) 신화와 세이렌(siren) 신화를 도상과 패턴 등 자신의 회화적 모티브에 파편적으로 담아냈다. 이 두 신화는 저주를 받아 남의 말대답만을 반복하는 요정 에코의 이야기와 아름다운 노래로 뱃사람들을 유혹하여 죽음으로 이끄는 세이렌의 이야기로, 목소리를 매개로 전개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한편 에서 작품의 전면과 함께 눈여겨보아야 할 지점은 캔버스의 배경이 되는 뒤쪽 벽면이다. 우정수는 한 뮤직비디오에서 발견한 앤티크 한 벽지의 모티브를 차용하여 고전 판화를 연상시키는 동굴 속 인물의 이미지, 식물과 오브제 등을 가는 선으로 그렸다. 이후 이것을 반복적인 패턴으로 만든 뒤, 벽지로 프린트하여 회화의 배경 화면으로 삼았다. 작가가 아이패드로 그린 벽지의 패턴 이미지와, 캔버스의 신화적 모티브들은 서로 이야기를 만들고, 주고받으며 보는 사람의 눈을 화면 안과 밖으로 오가게 만든다.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두 번째 지점은 우정수가 이전에 사용하지 않았던 ‘패브릭’이라는 매체를 처음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는 다양한 재질과 색감의 패브릭을 사용하여 회화에서는 표현할 수 없는 미끈하거나 거친 질감과 광택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감각을 10여 점의 설치 작품으로 구현하였다. 특히 회화의 이미지가 패브릭의 패턴지로 옮겨지고, 면과 면이 봉합되며 만들어지는 재봉선들은 우정수의 회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선의 발생과 사용을 보여주고 있다. 에서 우정수의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그가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이동하는 이미지에 대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된다. 잃어버린 목소리를 찾아가는 항해자의 여정과 같이, 도상과 패턴의 자유로운 사용, 다채로운 색과 선, 질감과 지지체의 실험 등을 통해 평면을 대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가는 우정수의 작가적 태도를 발견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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