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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밋한 분위기가 싫다면 향기 가득한 초크아트 어때요?

써니데코 이명선 대표 | 2014년 01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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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체처럼 딱딱하지 않고 사람의 마음처럼 굴곡진 것에 정이 가는 건, 인간미를 느끼고 싶은, 천상 외로울 수밖에 없는 마음의 기댐이다. 손 글씨와 초크아트는 그래서 정이 간다. 국내 초크아트의 전파자이자 달인으로 아직도 뜨거운 열정으로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이명선 대표의 작업실을 찾았다.
 
난 멍청한 것인가. 우둔한 것인가. 작업실이 강변역과 구의역 중간쯤에 있다는 말을 깜박 잊었다. 뚝섬역으로 향하다 무언가 잘못된 걸 깨닫고 유턴을 해 제 방향을 잡아 한동안 걸었다. 똑똑! 노크를 하자 문을 열어주는 ‘써니데코’ 이명선 대표. 그녀가 ‘써니’였다. 꽤 넓은 작업실엔 그녀와 교육생(?)들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작품이 여기저기 있다. 생각보다 젊은 그녀는 “작업실 찾느냐고 고생하셨어요?”라고 묻는다. “아닙니다”했지만 다른 길로 샐 뻔했다. 생소하기도 하고, 예술적 기질이란 전무한 필자가 보는 이곳은 전형적인 여성들의 공간 같았다. 이명선 대표는 언제부터 초크아트를 시작했을까. 그녀는 “손 글씨(POP)가 대중화되기 전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때 노트에 예쁘게 글씨를 쓰고 꾸미는 것에 관심과 재능이 있었나 봐요.”라며 “15년 전부터 손 글씨 강사로 활동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했다.”고 말한다. 알고 보니 이명선 대표는 학창시절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으로 어쩌면 자신의 재능을 이곳에서 찾은 경우였다. “어쩐지!”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꼭 미술이나 디자인을 해야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노하우를 전수받고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선입견을 가지고 미술을 전공했거나, 아니면 그림을 잘 그려야 하는 일이거니 하시는데 실은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명선 대표는 15년 전 손 글씨를 가르치기 시작하며 전문강사로 활동했고 학원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초크아트에 대해 묻자 이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는데 2006년 당시에는 국내에 제대로 배울 곳이 없었어요. 거의 전무했죠. 그래서 일본에 두 차례나 가서 직접 배워 접하게 되었어요.”라고 계기를 설명했다. 손 글씨도 독학으로 시작했고, 초크아트는 일본까지 날아가는 열정으로 섭렵한 그녀였다.
 
사진 316.jpg

국내에 초크아트를 알린 장본인

초크아트를 떠올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커피숍이 대표적인 곳인데, 메뉴판이나 손으로 직접 만든 그림 같은 종류의 장식물을 떠올리면 된다.(글씨를 포함해서) 이명선 대표가 초크아트를 알린 계기는 2007년, 배우 공유와 윤은혜가 주연으로 나온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1호점’을 통해서다. 그곳의 카페 칠판 디스플레이를 윤은혜가 아닌 이명선 대표가 그린 것이다. 또 2008년 SBS의 간판 프로그램이었던 ‘생활의 달인’에 초크아트의 달인으로 소개되면서 국내에 본격적으로 초크아트를 알린 그녀였다. 당시 달인 촬영을 떠올리며 이 대표는 “달인 미션이 꽃집을 홍보하기 위한 승용차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어요. 차량 전체에 예쁘게 꽃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는데, 나중에 그 차를 차주분이 직접 타고 다니다가 지우셨다고 들었어요.”라고 한다. “왜요. 지워졌나요?”라고 묻자. 그녀는 “그게 아니라 그 차를 본 주위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차에 있는 그림을 만져서 하도 흠집이 나서 할 수 없이 그랬다고 해요.”라며 웃는다. 그 정도로 그녀의 작품은 뛰어났다. 단순한 수공예를 넘어선 경지라고 해야 한다. 그녀는 작가다. 물론 상업적인 활동을 하지만 작가정신을 가지고 작업을 한다고 소개하며 “단지 만 원짜리 작업이라고 해서 만원어치 만의 작업을 할 수는 없는 겁니다. 이런 점을 주위 분들이 좀 알아 주셨으면 해요. 수공예의 진가를 재평가 하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봐요.”라고 했다. 사업초기에는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아 직접 작품을 들고 발품을 팔며 영업을 했다고 말하는 이명선 대표는 “지금은 홈페이지도 있고 세간에 조금 알려져서 그나마 영업하기가 낫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생소한 분야였기 때문에 영업하기가 힘들었어요.”라고 추억했다. 이어 “수익이 일정하지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면 월급 받는 직장인보다 나아요. 하지만 단지 주문한 작업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장소에 어울리는 분위기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감각적인 면도 필요합니다.”고 말했다. 그녀의 꿈은 무엇일까. 이명선 대표는 “이 분야는 활용할 수 있는 곳이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저는 초크아트와 여러 분야를 접목해 제품개발을 해보고 싶어요. 또 좀 더 나아가 공예학교를 만들고 싶기도 해요. 체계적인 수공예 작업에 대한 깊이 있는 교육을 하고 싶어요.”라며 차분하지만 실현가능한 꿈을 펼쳐 보였다. “지금도 새로운 작업에 임할 때면 가슴이 뜁니다. 아직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고 이 일이 제 천직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친구들도 있고 일도 재미있어서 그런지 앞으로도 이 일을 평생 하지 않을까요?”라며 미소를 짓는 써니. 2011년 개봉해 추억으로 가는 완행열차처럼 옛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 학창시절의 그녀들처럼, 이명선 대표의 마음속에는 아주 작은 소녀처럼 순수한 마음이 살고 있어서 ‘써니’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의 글씨처럼 말이다. 찬란했던 우리들의 부대낌 같이 사람향기 가득한 작품을 그녀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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