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봐도 배정강 작가의 작품엔 사랑과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가득하다. 기자는 그렇게 느꼈다. 배정강 작가의 ‘바람이 전하는 말’이란 작품을 보면, 자연을 노래하고 사랑을 노래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와 닿는다. 촤르륵… 촤르륵 차가운 대나무의 언어는 바람에 실려 온다. 화폭의 경계를 넘어.... 배정강 작가의 그림이 주는 느낌은 그렇게 사랑을 담고 있었다.
또 그녀의 작품 ‘너에게 묻는다’를 보면 배정강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지를 확연히 알 것 같다. 그림엔 자신을 소실한 연탄재가 층층이 가득하다. 무엇을 묻고 있을까? 다 타버린 연탄은 사랑을 전하고, 자신의 삶을 불꽃으로 전하고 다 타버림을 끝으로 마감한다. 사랑을 이렇게 모든 것을 주는 것으로 표현한 것일까. 배정강 작가는 다 타버린 연탄재에게 되묻는다. 너는 무엇이었냐고 말이다. 그림을 학습적인 언어로 꿰뚫어 볼 능력이 없는 관람자는 그림을 그린 작가와는 달리, 보는 것과 해석하는 건 온전히 각자의 몫이다. 흐르는 시간을 되돌릴 수 없고 가버린 젊음과 사랑은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 배정강 작가는 그림을 통해 사랑을 노래하는 시인이다. 올해 1월 말 경에는 한국구상미술초대전에, 2월 중순에는 미국 팜스프링페어에 참가하고 연이어 홍콩아트페어도 참가해서 그녀만의 그림 언어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또 10월 말경에는 여덟번째 개인전을 계획하고 있다. 그녀의 그림은 과거일 수 있고 현재 또는 다가올 미래일 수 있다. 제한적 캠퍼스 위에 자신만의 감성을 한 폭에 담는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바람이 전하는 말에는 삶의 고단함과 우리들의 아우성도 묻어 있을 테지만 대나무로 가득 찬 숲은 그저 제 몫의 소리로 세상을 노래한다. 배정강 작가는 그 소리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녀만의 언어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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