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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를 포착한 일상의 풍경

<시간의 피부, Layered Time>사비나미술관 | 2021년 04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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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나미술관은 2021년 첫 전시로 유근택 작가의 <시간의 피부, Layered Time>를 마련한다. 유근택은 동양화 재료를 사용하여 주변의 일상을 낯선 장면으로 전환시키는 특징을 갖는다. 작가는 시간 속에서 전개되는 소소한 사건, 존재하는 순간적이고 찰나의 현상을 포착하여 시공간을 압축한 형태로 한 화면에 담아낸다.
2017년 이후 4년 만에 갖는 이번 전시에서는 어느 순간보다 특별했던 그간의 일상, 즉 남북 정상의 만남으로 가졌던 통일에 대한 희망과 좌절,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레지던시에서부터 최근까지 겪은 코로나 팬데믹의 경험을 작가 특유의 시선으로 작품에 반영한다. 작가는 개인적인 경험이자 우리의 경험이었던 이러한 비현실적인 현실을 감내하며 살아내는 시공간 속에서의 삶을 담은 총 5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유근택은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1991년 관훈미술관에서 40여 미터의 초 대형작 ‘유적 –토카타, 질주’ 등을 포함한 대작들을 발표하며 인간의 내면의 울림에 대한 회화적인 질문과 화두를 던지게 되었다. 이를 통하여 지나친 거대담론으로부터 동양화를 인간의 주변으로 끌어 내리려는 조형적 실험에 몰두한 것이다. 1995년 동 대학원에 입학, 이 시기에 관훈미술관 전관에서 6명의 개인전 성격의 전시인 <일상의 힘 체험이 옮겨질 때> 전을 기획하여 동양미술에 있어서의 일상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후 2017년 갤러리현대 <어떤 산책>과 2021년 사비나미술관 <시간의 피부> 등 2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과천) <시대를 보는 눈>, 싱가포르 파크뷰 미술관 <Disturbing Narrative>, 니가타 반다이지마구 해안가(일본 니가타) <MEGA BRIDGE> 등 주요 국내외 기획전에 참여하였다. 2016년 일본 타마미술관에서 <소환되는 회화의 전량>이란 타이틀로 대규모 전시를 개최한 바 있다. 그는 회화의 기법적인 탐구와 조형 어법의 폭을 점차 넓혀가며 동양화에 미학적 기반을 두면서도 현대의 미학을 관통하려는 노력을 통하여 일상과 역사와 시간에 대한 성찰이 두드러지는 작업을 발표해 오고 있다. 그의 작품은 타마미술관, 챙두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 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유근택 작가의 작업은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도출된 일상의 풍경을 작가만의 섬세한 감정과 증폭된 시선으로 긴장감 있게 포착해 왔다. 이번 전시 <시간의 피부, Layered Time>는 최근 몇 년 동안 일어난 전무후무한 사회적, 정치적 격변의 상황, 즉 남북의 정치적 상황이나 코로나 펜데믹으로 국가 간의 이동이 막힌 초현실적인 경험을 주제로 한다.
이번 전시에서 인간의 삶이 전염병 앞에서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던 처참한 현실, 초현실적인 현실을 마주한 작가의 또 다른 일상의 풍경을 담고 있다. 전시는 크게 <The Time>, <어떤 경계>, <생.장.>, <아주 오랜 기다림 II> 연작으로 풍경, 인물, 정물 등 다양한 소재로 구성되었으며, 사비나미술관 2-3층으로 나누어 전시된다. <시간의 피부, Layered Time> 전시는 오는 5월 23일까지 계속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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