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의 2021년 첫 기획전으로 <SF2021: 판타지 오디세이>를 3월 23일부터 5월 30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전시실 1, 2에서 개최한다. <SF2021: 판타지 오디세이>는 SF와 동시대 미술의 접점에서 현실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모색하며 팬데믹 시대의 혼란스러운 세계와 가상 같은 현실을 탐구하기 위해 SF적 상상력으로 새롭게 설정된 세계관 위에서 ‘지금, 여기’에 관해 이야기한다. 최근 몇 년 전부터 국내에서는 이른바 ‘SF 붐’을 타고 소설은 물론 만화, 드라마,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SF 창작물이 주목받고 있다. 갑자기 SF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 배경으로 기후변화, 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 팬데믹 등 우리가 실제로 SF 같은 세상을 살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를 통하여 SF 장르가 한국이라는 지역적 맥락을 읽어내고 우리의 정서를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SF가 부흥하게 된 이유와 그 의의를 찾고자 한다. 변화에 대한 갈망이 현실을 반영하는 우리 고유의 목소리와 문법 속에서 수많은 개별 서사로 환원될 수 있다는 점은 SF의 커다란 매력이다. SF가 반드시 장대한 우주적 이야기일 필요는 없다. SF는 내 주변의 이야기이자 미래의 모습으로 이미 와 있는 현재의 언어이기도 하다. <SF2021: 판타지 오디세이>는 열 명의 국내외 작가와 네 명의 SF 소설가를 초대하여 회화, 디지털페인팅, 사진, 영상, 사운드, 설치, 텍스트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SF에 담긴 미래적 사유가 현대 문화예술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살펴보기 위하여 ‘글과 이미지의 결합’과 ‘SF적 정서의 탐구’의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을 시도한다.
글과 이미지의 결합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한 매체 실험을 시도하며 텍스트와 시청각 이미지의 결합, 교차, 순환을 통해 SF 장르의 확장 가능성을 실험한다. 전시는 SF(과학소설, science fiction)의 장르적 기원인 소설에서 출발하여 시청각 이미지와 텍스트의 결합으로 나아간다. SF 소설가인 김보영, 듀나, 배명훈, 정소연은 SF의 기원과 본질, 현재성을 탐구하는 글을 제안하고 이 글은 전시를 구성하는 시청각 이미지와 어우러지며 전시 내부에서 SF를 조망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이를 통하여 서울시립미술관의 2021년 전시 의제인 ‘트랜스미디어’적 차원의 탐색을 실천한다. SF적 정서의 탐구 <SF2021: 판타지 오디세이>는 SF와 동시대 미술의 접점에서 SF적 정서에 주목한다. SF의 기본적인 지향점은 경이감을 선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SF적 상상력은 미래를 경유하여 언제나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단순한 경이감 이상의 복합적인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정서는 현실을 다시 써나갈 수 있는 주체의 삶을 스스로 재구성하는 의지를 품고 있다. SF의 세계는 현실에서 발원한 세계이고 SF가 제시하는 새로움과 변화의 가능성은 현실에 뿌리를 두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전시는 현실의 초월이 아닌 지금 이 세계와 존재에 대한 이야기로서 SF에 집중한다. 이번 전시는 세계를 바라보는 틀이자 생각하는 도구로써 SF를 소개한다. SF가 창조하는 세계는 언제나 우리의 현실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는 SF를 통해 다른 삶의 가능성을 ‘지금, 이곳’에서 꿈꿀 수 있으며 그것은 다시 현실을 변화시키는 동력이 된다. 이러한 현실과의 관계 속에서 SF를 살펴보고 SF를 창작하고 감상하는 것이 우리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서울시립미술관은 코로나 팬데믹에 반응하는 미디어 패러다임의 전환에 주목하고 미술관 전시의 트랜스미디어적인 차원을 전방위로 탐색 중이다”라며, “최근 들어 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기 시작한 SF 장르가 현대미술 작품과 전시를 통해서도 새로운 차원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하였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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