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부터 23일까지 명상화 작가로 널리 알려진 백순임 화백의 초대개인전 ‘밝고 맑은 평안’이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로운갤러리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전시는 명상화의 기초가 되었던 진경산수와 한국화의 표현이 살아있으면서도 먹, 분채, 아크릴 등 재료를 자유롭게 사용해 동서양의 경계를 넘어선 ‘성산포 회상’, ‘산, 해를 품다’, ‘이슬 속에 만다라’ 등 연작 작품의 전반을 요약해 100여 점을 선보였다. 또한, 월간 선으로 가는 길에 ‘금강경 낯설게 읽기’라 하여 3년여 동안 남매인 능소가 시를 쓰고 백 화백이 그림을 그린 시화 33여 점도 함께 전시되어 그 의미를 더했다. 본지에서는 ‘밝고 맑은 평안’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친 백순임 화백을 만나 명상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명상화는 명상에 입정해서 그린 그림으로, 작품을 대하는 이들이 명상의 시선으로 음미하면 공명적인 교감을 일으켜 명상이 주는 밝고 맑은 기운이 관람자에게 전달되도록 구성한 그림을 뜻한다. 백순임 화백에게 있어서 ‘명상’이란 작품 활동의 두드러진 콘셉트이자 그림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생명력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사람의 마음에는 지극한 평안과 맑음이 잔잔히 출렁이기 마련이다. ‘밝고 맑은 평안’ 전시에서도 명상화를 관람하는 이들의 내면에 빛의 맑고 밝은 명상이 넓고 깊이 교감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수많은 관람객이 백 화백의 명상화를 감상한 후 ‘따뜻한 기운을 전하는 마음 휴양지’, ‘자연의 생명력 화폭에 담은 행복 바이러스’ 등이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인 명상화 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백 화백은 제34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회화부문 특선, 제36회 현대미술대전 회화부문 대상을 수상하였고, 미국 네바다주 ‘아시안 문화의 날’ G20 초대개인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초대개인전 등 국내외 초대전·회원전에 다수 참여했다. 현재 그녀는 (사)종로미술협회 부회장, (사)한국미술협회 이사,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한국현대미술대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사)현대한국화협회이사,국전작가회 회원,백순임 명상화갤러리 대표 등을 맡으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밝고 맑은 평안’ 전시 성황리 개최 “그림을 그리는 일, 화가가 마음에 떠오른 심상을 화폭에 옮기는 작업은 대체로 말이 필요 없는 가운데서 조용히 이루어집니다. 그런 점에서 그림들은 다분히 명상적입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그림들을 가리켜 명상화라고 특별하게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명상을 더 많이 제 그림들과 나눠 가지고 싶기 때문입니다. 산이 높기 때문이 아니라 거기 구름 같은 사람이 살 때 산은 전설을 품게 됩니다. 마치 그런 산처럼 제 그림도 명상의 투명한 기상을 품어 가지기를 바랍니다.” 이번 전시는 그간 백순임 화백이 그린 진경산수와 유화물감 등의 재료를 자유롭게 사용해 그린 한국화 연작, 기존의 틀을 벗어나 활달하게 그린 만다라 연작 등 다수의 작품을 제법 넓은 전시 공간에 선보였다. 그래서일까. ‘밝고 맑은 평안’ 전시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기자는 맑고 밝은 기운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물론 호흡으로도 느껴지는 신비한 체험을 했다. 백순임 화백이 강조한 ‘명상의 투명한 기상’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대번에 깨달을 수 있을 정도였다. “제가 명상을 하면서 그 밝은 기운을 그림에 접목하면 일반인들도 그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명상이 되게끔 하고 싶었습니다. 현대인들은 현재 굉장히 바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습니다. 그런데 자연을 접하다 보면 남녀노소 누구나 밝은 기운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제 그림으로 많은 분이 그러한 기운을 얻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과거 길흉화복을 기리는 십장생도와 민화 등 동양화는 좋은 그림으로 알려지면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백 화백 역시 ‘명상화’라는 좋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녀는 한국화의 현대적 정수를 보여주며 특히 고요하고 투명한 기상을 그림에 담아 감상자로 하여금 명상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밝고 맑은 평안’ 전시에서도 백 화백은 명상의 투명한 기상을 느낄 수 있는 다수 작품을 선보였으며, 많은 이들에게 그 자체로 마음의 평안을 안겼다는 평이다.
복잡한 세상에 위로를 전하고 싶다 백순임 화백은 문인화와 진경산수를 그리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는데, 자신의 작품이 명상화가 되게 한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세상의 화가들이 좋은 그림을 그리고자 하듯 말이다. 그러다가 내면의 빛을 깨우는 명상을 배우면서 명상 시 교감한 빛이 그림에 복사되는 신비한 현상이 존재한 것을 알게 되면서 ‘명상한 그림’(명상화)이 되게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림도 활달하게 그려서 서양화의 색채와 구도를 사진 한국화를 선보이고, 고전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붓이 간대로 만다라를 그렸다. 백순임 화백은 명상을 통한 깨달음을 한폭의 캠퍼스에 옮겨 표현하며, 좋은 기운을 가진 그림을 관람자에게 전한다는 마음으로 작품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간다. 그림은 미학적인 모습의 전달자이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그림을 통해 명상의 진수인 맑고 밝은 평안이 전파되는 것이라는 말을 기자에게 해준다. 백순임 화백의 특별한 작품 활동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