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편 데뷔작 <비스트>로 전 세계 영화제 130개 부문 노미네이트, 90개 부문 수상을 휩쓴 벤 자이틀린 감독이 무려 9년 만에 신작 <웬디>로 돌아왔다. <웬디>는 ‘피터팬’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피터’가 아닌 ‘웬디’의 시선으로 바라본 새로운 시각의 ‘피터팬’을 그려낸 작품이다.
어린 시절부터 재미와 자유를 추구하는 ‘피터팬’을 꿈꿨다는 벤 자이틀린 감독은 <비스트> 연출 이후 영화를 만드는 방식부터 삶 전체가 바뀌는 경험을 했다. 이를 계기로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탐구하기 위해 오랜 시간 꿈꿔온 ‘피터팬’을 각색하기 시작했다. “사람은 누구나 좋든 싫든 성장하고 변화하게 되며, 이때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며 어린 시절 품었던 확신들은 서서히 사라지게 된다”고 전한 그는 모든 일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영혼을 침식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의 무한한 가능성과 자유를 기억한다면, 변화와 성장은 삶을 더욱 풍부하고 흥미진진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이 같은 메시지를 영화 속에 담고자 했던 벤 자이틀린 감독은 새로운 이야기의 주인공을 필요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성차별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원형에 갇혀 반복되던 원작을 완벽히 새롭게 각색하길 원했다. 바느질을 하고, 가정을 돌보며, 남자아이들이 하는 모험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에 머물렀던 여자아이들을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 존재했던 ‘웬디’가 영화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선택됐다.
영화 속 ‘웬디’는 강하고, 거침없고, 용감한 인물로 그려지는데, 그녀가 지닌 성별과 모성애는 원작과 달리 네버랜드를 정복할 수 있는 힘으로 그려진다. 또한 ‘피터’ 역시 원작에서 백인 아이로 표현된 것과 반대로 레게머리가 인상적인 유색인종으로 그려졌다. 그리고 자연을 깊이 사랑하고 이해하며, 보여지는 모습은 통제 불능인 6살의 소년으로 재탄생되었다. 이처럼 <웬디>는 오랜 명작을 재해석하는 것은 물론 시대상을 반영하며 재탄생한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궁금증을 더하며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전 세계 독자들이 사랑하는 명작으로 끊임없이 명성을 떨치고 있는 ‘피터팬’을 ‘웬디’의 시선으로 새롭게 각색한 작품으로, 호기심 많고 모험심 강한 소녀 ‘웬디’가 자라지 않는 소년 ‘피터’를 만나 신비로운 섬에 표류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모험과 성장담을 그린 영화 <웬디>는 6월 30일 개봉하여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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