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을 더욱 따뜻하게 만든 영화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소년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기찻길은 있지만, 기차역은 없는 마을이라는 신선한 설정으로 궁금증을 자극하는 <기적>은 1988년 역명부터 대합실, 승강장까지 마을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 대한민국 최초 민자역 ‘양원역’을 모티브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새롭게 창조한 이야기다. 이 작품에서 배우 임윤아는 행동파 자칭 뮤즈 ‘송라희’ 역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영화 <공조>, <엑시트> 등을 통해 연기력과 흥행성 모두 입증받은 임윤아의 세 번째 영화인 만큼 더욱 높은 관심을 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임윤아는 당차고 솔직한 성격의 ‘송라희’를 사랑스럽게 표현하여 영화가 공개된 직후부터 내내 호평받고 있다.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으로 영화를 풍성하게 만든 임윤아만의 장점 세 가지를 꼽아봤다.
‘봉화’ 고향의 이성민이 극찬한 사투리
영화 <기적>의 배경이 경상북도 봉화인 만큼 임윤아는 데뷔 후 첫 사투리 연기에 도전했다. 특히 경상북도 봉화의 사투리가 일반적으로 매체에 노출되어왔던 경상도 사투리 억양과는 달리 생경한 부분이 있어, 임윤아는 사투리 경연 대회 우승자의 레퍼런스를 연구한 것은 물론, 대본을 녹음해 듣고 음을 노래하듯이 따서 외우며, 현장에 상주한 사투리 선생님에게 한 줄 한 줄 자문도 구했다. 이처럼 치열한 노력 끝에 극 중 임윤아는 경상북도 봉화 지역만의 말투를 자연스럽게 구현해냈다. 봉화가 고향인 이성민은 임윤아의 사투리 연기에 대해 “모태 사투리였다. 우리 지역의 말이 관객들이 접하기 힘들고, 억양이나 단어가 다른데 임윤아의 사투리는 월등했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윤아의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사투리 연기는 관객들이 작품에 몰입하는 데에 매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이다.
거침없는 직진 성격
임윤아가 맡은 ‘송라희’는 준경(박정민 분)의 비범한 재능을 알아채고, 그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실행에 앞장서는 인물이다. ‘송라희’는 준경에게 생긴 호기심을 바탕으로 거침없이 직진하며 그를 이끈다. 특히 임윤아가 만들어낸 ‘라희’의 존재감은 극 초반을 뒤흔든다. 여기에 더해 ‘수학’에는 천재이지만 다른 것에는 젬병인 그와의 귀여운 티키타카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청춘 로맨스를 풋풋하게 그려나가 극에 활력을 더한다. 임윤아가 표현하는 긍정 에너지 ‘송라희’에게 관객들이 푹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레트로 비주얼 찰떡 소화
완벽한 미모로 늘 주목받는 임윤아의 비주얼은 이번 영화에서도 빛을 발한다. 임윤아는 이번 작품의 배경이 80년대이기에 빨강, 파랑, 노랑 등 채도가 높은 원색 위주의 의상을 선택했으며, 큰 리본의 머리핀, 넓은 폭의 머리띠, 도트 무늬 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임윤아는 이러한 80년대 룩을 찰떡같이 소화해 관객들에게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소환한다. 연기력에 더해 의상과 헤어스타일 등으로도 ‘송라희’를 완성하기 위한 임윤아의 노력이 입증되는 순간이다. 임윤아가 선택한 의상은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고등학교를 다녔던 80년대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내며, 작품에 온전히 녹아들어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제대로 살렸다는 평이다. 그럼으로써 임윤아는 그 시절을 기억하는 관객들에게는 감성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현세대에게는 영화를 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기적 같은 순간을 선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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