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건축가로서는 최초로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ongdaemun Design Plaza, DDP)는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이다. 자하 하디드가 제안한 DDP설계안인 ‘환유의 풍경’은 동대문 지역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문화적·사회적·경제적 토대 위에 새로운 미래적 가치와 비전을 더한 동대문의 새 풍경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자하 하디드는 이른 새벽부터 밤이 저물 때까지 쉴 새 없이 변화하는 동대문의 역동성에 주목해 곡선과 곡면, 사선과 사면으로 이뤄진 특유의 건축언어로 자연물과 인공물이 이음새 없이 이어지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콘셉트를 기반으로 DDP는 동대문이 갖는 상징성에 새로운 풍경을 더하게 되었다.
DDP는 “동대문, 서울, 아시아, 세계”를 지향하고 (Must-be), “브랜드, 트렌드, 융합·상생”하는 역할(Must-do)을 담아내는 전시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 개관전으로 간송문화재단과 3년간 공동기획전 개최협약을 맺고(2013.11.1.) 한국 디자인 원형 훈민정음 해례본을 비롯한 80여점의 국보급 전시 <간송문화 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2014년에는 다양한 창조자원과의 콜라보레이션 전시인 <스포츠와 디자인 전>, <자하 하디드 전>, <엔조 마리 전>, <울름조형대학 전> 등을 개최한다. 이들 전시는 한국 디자인의 가치를 발굴하고 디자인의 영역을 확장하며 도시의 이슈를 조망하는 등 DDP를 창조자원의 거점으로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서울패션위크 동시에 열려
3월 21일 개관에 맞춰 아시아를 대표하는 패션문화 비즈니스 사업인 제28회 서울패션위크가 DDP에서 열린다. 서울패션위크는 지난 14년간 국내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아시아 신진디자이너들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창구 역할을 담당하면서 서울을 대표하는 패션행사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왔다. DDP는 ‘시민과 함께 만들고 누리는 디자인(Design with People)’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새로운 생각, 다양한 인재, 더 나은 생활을 추구한다. 창조산업 알림터, 미래인재 배움터, 열린 공간 일터를 지향하며 ‘24시간 활성화’, ‘60개 명소화’, ‘100% 자립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매년 세계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동대문지역의 상권 활성화를 위한 ‘산업의 문화화, 문화의 산업화’를 이루고자 한다. 동대문은 DDP 개관 후 새로운 가치와 삶, 디자인과 비즈니스를 융합하는 세계 디자인의 관문으로 거듭날 것이다. 세계 시민들은 DDP에서 창조의 생태계가 조성되고 글로벌과 로컬이 어우러지는 건축이념, ‘환유의 풍경’을 직접 만나게 될 것이다.
세계 최대 규모 3차원 비정형 건축 구현 위해 BIM공법 도입
3차원 외장패널과 비정형 내부마감, 3차원 비정형 노출 콘크리트의 결합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빚어내는 DDP는 현대 건축의 혁신 파라메트릭 디자인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일반적인 건축이 수직과 수평으로 이루어지는 데 비해 DDP 건축은 곡선과 좌표를 중심으로 설계·시공됐다. 이를 위해 BIM 기술공법(빌딩 정보 모델화 기술;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이 시도됐다. 기존의 평면설계방식을 탈피해 3D설계방식을 적용해 한층 더 정교한 곡선을 구현해냈다. 석고보드는 완만한 곡선부 시공부위에 사용되었으며, GRG는 천연석고반죽에 특수유리섬유를 첨가하여 강성을 높여 급격한 곡면을 구현했다. 흡음성능이 필요한 곡면공간에는 친환경자재의 코튼흡음재를 사용하여 소음의 반사를 최소화 시켰다.
각기 다른 45,133장의 알루미늄 외장패널
DDP의 독특한 외관은 직선과 직각이 아닌 곡선 곡면, 사선과 사면, 예각과 둔각, 그리고 비대칭과 비정형의 건축미로 함축된다. 뿐만 아니라 평판 1만4천여 장, 곡면판 3만1천여 장의 각기 다른 크기와 곡률이 적용된 알루미늄 패널이 처음 시도되는 특수 공법과 첨단 설비와 만나 웅장함을 더한다. DDP 외관 면적은 일반 축구장(90m*120m)의 3.1배, 미국의 핵 항공모함 조지워싱턴(78m*330m)의 1.3배나 되는 크기이다. 외장 패널의 재료는 두께 4mm의 알루미늄으로, 전체 면적 중 9,492㎡, 1차 곡면판 7,455㎡(9,554장), 2차 곡면판 16,281㎡(21,738장)로 구성됐다. 1차 곡면판은 곡면이 1개만 있는 패널이고, 2차 곡면판은 1개의 패널에 2개 이상의 곡면(복곡면)이 있는 것을 말한다. 비정형 건물의 특성상 동일한 크기의 패널은 없으며 기준 크기는 1.6m*1.2m이다. DDP에서는 에너지 절약의 일환으로 친환경 설비인 지열시스템을 도입했다. 지하 150m 깊이에서는 연중 비교적 일정한 온도인 12도 내외가 유지되는데, DDP에 도입된 지열시스템은 지하 150m 깊이에 88개의 파이프를 박아 지열을 끌어올려 냉난방 열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건축기술의 신기원을 만들어 가는 다양한 모양의 비정형 노출콘크리트를 건물 내·외부에 도입하여 국내외 건축 관계자는 물론 일반시민들에게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운동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일희일비의 면이 있지만, 새롭게 탄생한 DDP의 새로운 역사창조를 기원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