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세종문화회관은 ‘동시대 공연예술을 선도하는 세계 수준의 콘텐츠 제작극장’으로서의 지향점을 명확히 하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문화의 중심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대한민국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세종문화회관은 그동안 공간이 가지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공연프로그램을 공급하는 플랫폼으로서 외부단체의 일회성 대관공연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현대적 설비를 갖춘 중대형 공연장들이 늘어나면서 하드웨어의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반면, 세종문화회관 고유의 정체성을 가진 콘텐츠는 부족해 대표 공연장으로서의 발전 동력에 대한 근본적 고민과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악관현악, 무용, 합창, 뮤지컬, 연극, 오페라 등 6개의 전문예술단체를 보유한 세종문화회관은 ‘예술단 중심의 제작극장’으로의 전환으로 세종문화회관 고유의 수준 높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국제적 수준의 공연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걸음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세종문화회관은 2022년부터 세종시즌의 콘텐츠 구성 및 운영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변화시켰다. 서울시예술단 제작공연 중심으로 ‘세종봄시즌’과 ‘세종가을・겨울 시즌’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동시대 최고의 아티스트들을 만나는 컨템포러리시즌 ‘Sync Next’를 S씨어터에서 여름동안 운영한다. 프로그램 공개와 티켓 오픈 또한 기존 연 단위에서 봄 - 여름 - 가을・겨울 3개 시즌별로 나누어 순차 오픈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는 다양하고 참신한 콘텐츠가 동시다발적으로 생산되는 문화예술계에서 각 시즌별 정체성을 강화하고, 시즌별 프로그램과 운영의 집중도를 높임으로써 관객들과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또한,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 ‘비전2030’ 계획에 맞춰 공연 현장감과 시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복합문화공간 재조성을 진행한다. 사업 범위에는 ‘공간 재구조화’와 공연장 전면 ‘리빌딩’이 포함된다. ‘공간 재구조화’를 통해 공간 연결성을 강화함과 동시에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예술적 경험과 편의를 제공한다. 개관 44년이 경과한 공연장은 전면 ‘리빌딩’을 통해 전용성과 기능성을 회복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서울시 ‘비전2030’에 담긴 ‘새로운 광화문광장과 연계해 세종문화회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정비’한다는 내용을 구체화한 것이다.
‘공간 재구조화’를 통한 가장 큰 변화는 광화문광장과 접한 1층에 새롭게 조성되는 ‘세종라운지(가칭)’이다. ‘세종라운지(가칭)’에는 통합매표소와 키즈라운지 등을 포함한 고객편의시설이 함께 조성된다. 광화문광장을 조망할 수 있는 2층 테라스에 고객편의시설이 들어서는 것도 또 다른 변화이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광화문광장 개장에 맞춰 입지 여건이 뛰어난 1층과 2층을 시민의 예술적 참여·체험·편의 공간으로 조성해 세종문화회관을 예술체험과 감성 충전이 이뤄지는 특별한 장소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중·장기프로젝트인 ‘세종문화회관 리빌딩’은 공간의 전용성과 기능성 확보, 그리고 7개의 전속 예술단체를 보유한 제작극장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2003년 리모델링 후 무대 기계, 조명, 음향, 영상시설 등의 부분적인 설비교체에 의존해 현재까지 공연장을 사용하다 보니 대형 공연 진행에 크고 작은 불편을 겪어왔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무대 전체 설비교체와 보완공사를 추진하는 것이다. 공연예술 발전에 맞춰 공연장 규모 조정도 추진한다. 현재 세종문화회관이 보유한 대극장(3,022석), M씨어터(609석), S씨어터(가변형)는 최신 트렌드 작품 제작 규모에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하게 되며, 전속 예술단을 위한 연습공간도 확충하게 된다.
세종문화회관 리빌딩은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건축 외양을 최대한 살리고 보존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며, 영등포구에 건립되는 제2세종문화회관의 공사 및 운영 일정과 조율해 나가며 진행하게 된다. 복합문화공간 재조성과 관련해 세종문화회관은 올해 2월 초 서울시장 보고를 마쳤으며, 서울시와 함께 연내로 타당성 연구 용역을 실시하는 등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간다. 세종문화회관의 리빌딩은 국가중심가로에 위치한 문화공간으로서 상징성과 대표성을 더욱 확고히 함과 동시에 ‘문화도시 서울’의 위상을 한층 높여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