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콰도르 수교 60주년 기념 안창홍 특별초대전> 귀국 보고전이 열린다. 본 전시는 한국과 에콰도르 양국 간 문화교류의 첫 시도로 국가적 차원의 상호 문화교류 창출의 기회를 마련한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에콰도르 최고의 미술관 중 하나로 평가받는 과야사민미술관과 협력해 개최한 첫 번째 협력 전시이자 스페인의 거장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이 인류의 예배당에서 전시된 이후 최초로 타국 작가의 작품이 에콰도르에 소개됐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 예술행사였다.
과야사민미술관과 인류의 예배당은 라틴아메리카가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으며 에콰도르 국가유산으로 등록된 오스왈도 과야사민의 대표작품이 상설 전시된 공간이다. <한국·에콰도르 수교 60주년 기념 안창홍 특별초대전>은 에콰도르 현지 언론 등 해외 매체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안창홍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극심한 불안과 공포, 자본주의 사회의 생산과 소유 개념,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원초적인 검은 욕망의 본질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동안 회화와 입체를 아우르는 다양하고 강렬한 조형 언어로 현대 한국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비판을 작품 속에 구현해온 안창홍 작가의 대표작 유령패션 유화작품과 입체작품을 포함한 32점, 마스크 연작 23점, 드로잉 85여 점, 디지털 드로잉 150여 점을 선보이며, 이를 통해 팬데믹 시대의 극심한 불안과 공포,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욕망과 인간 허상의 단면을 다룬다.
특히 <유령패션> 그림 속 의상은 한껏 멋스럽게 포즈를 취했어도 주인공이 없어 공허하고 허망하다. 패션은 자신을 드러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자 자본주의와 부와 계급을 상징하기도 해 작가는 물질주의의 정점인 패션에 인간 욕망의 허상과 공허함을 담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인간 존재 자체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또한, <마스크> 연작은 개인의 정체성을 감춤과 동시에 또 다른 정체성을 부여하는 의미를 담는다. 마스크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숨김과 동시에 오히려 과감하고 거짓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현대인의 모습을 상징한다. 아울러 폭력과 억압으로 인한 개인 정체성의 상실이자 현대 사회의 집단 최면 현상과 군중심리를 나타낸다.
이번 귀국 보고전을 위해 안창홍 작가는 또 다른 새로운 시도를 했다. 과야사민미술관 몬테베르데홀에 설치해 에콰도르 국민과 언론매체의 주목을 받았던 <유령패션> 유화 연작 20점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디지털 펜화 80여 점 등 에콰도르에서 선보인 작품뿐만 아니라, <유령패션> 유화 연작 9점, 평면 회화를 입체로 확장한 입체작품 3점을 새롭게 출품한다. 또한, <마스크> 연작 23점과 지금까지 완성된 총 150여 점의 디지털 펜화 작품을 LG디스플레이의 협찬으로 최신 투명 OLED 디스플레이를 작품의 설치요소로 사용해 디지털 매체의 미학적ㆍ기술적 융합 및 확장성을 탐색하는 작업도 선보인다.
이렇듯 안창홍이 자유롭게 다양한 양식을 변주하고 유화, 디지털 펜화, 입체, 사진 등을 넘나든 것은 완성한 결과를 부수고, 새로운 예술을 시도하여 시각예술의 가능성을 확장하려는 작가적 도전정신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콰도르 수교 60주년 기념 안창홍 특별초대전> 귀국 보고전은 2월 23일부터 5월 29일까지 사비나미술관에서 개최된다. 김성우 기자 [사진 제공=사비나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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