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영농조합법인 김남형 대표는 비료업체에 근무하다 1999년 전국기술자협회에서 영농교육을 받고 지난 2000년 고향인 논산으로 귀농하였다. 이후 그는 친환경 농업을 이어오며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끊임없이 영농기술·정보·지식 습득에 매진하며 진일보했다. 그 결과 김남형 대표는 2007년 인근 농가들과 이른바 ‘자강작목반’을 조직하게 되었으며, 2012년에는 오늘날의 자강영농조합법인 형태로 전환하기에 이르렀다. 충청남도 논산시 연무읍 마산리 일대 51,500여 평 규모의 농사를 짓고 있는 자강영농조합법인은 법인 설립 당시 18명의 농가가 참여했지만, 현재는 10명의 농가가 농사짓고 있다. 품질관리 등이 소홀한 농가는 ‘농작업 및 생산지침서’에 의거하여 회원에서 즉각 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가히 최고 품질이라는 친환경 유기농 쌀을 선보이는 이곳은 ‘농사꾼마음’이라는 브랜드로 전량 연무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에 출하되어 고객 밥상에 오르고 있다. 그 결과 자강영농조합법인은 지난 2010년과 2017년에 유기농인증 및 저탄소인증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2022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인물 대상’을 수상하며 뛰어난 경쟁력을 공인받았다.
‘3무 농법’으로 생산되는 ‘농사꾼마음’
친환경 농업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궁무진하다. 친환경 농업은 모든 생명을 살리고 소비자와 농민을 함께 살리는 상생의 길일뿐만 아니라 지역환경과 생태계를 복원 안정화하고 녹색 경관 자원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더욱이 자강영농조합법인에서 유기농을 고집하는 것은 관행 농법보다 노동력 및 비용을 조금 들이면서도 수확량은 줄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농촌은 인간의 정주공간 중에서 자연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살아가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간 60여 년간 화학비료와 제초제 및 농약의 과다사용 등으로 환경오염을 초래했습니다. 우리의 먹거리가 오염되지 아니하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우리 농업이 이제까지의 관행 농업에서 벗어나 환경농업 혹은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강영농조합법인은 철저히 유기농법으로 만든 친환경 유기농 쌀을 지속해서 선보여 식량안보는 물론 국민 모두의 건강을 지키겠습니다.”
자강영농조합법인의 쌀 브랜드 ‘농사꾼마음’은 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도 땅에 양분을 공급하는 친환경 자연순환농업으로 ‘헤어리벳치(hairy vetch)’를 활용해 생산한 친환경 쌀이다. 자강영농조합법인은 육묘와 이앙을 공동으로 한 후 제초는 우렁이에게 맡기는 독특한 방식을 취한다. 또한, 논에는 알곡을 털어낸 볏짚을 그대로 깔아주는 한편 겨울철에는 녹비 작물(헤어리벳치)을 심어 화학비료를 대체하고 있다. 보통 유기농법은 소출이 줄어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3년가량만 지나면 땅심이 되살아나 생산성이 오히려 회복된다. 또한, 제초는 우렁이가 대신하여 힘이 덜 드는 것은 물론 비료도 녹비 작물로 대체하여 생산원가를 줄이면서 품질 좋은 쌀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김남형 대표의 설명이다. 이렇듯 농사꾼마음은 농약과 비료 그리고 퇴비조차 사용하지 않은 ‘3무 농법’으로 생산돼 신뢰를 더 하고 있으며, 실제로 일반미보다도 2배 이상 고소득을 창출하는 혁신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더해 유기농법의 실천으로 자강영농조합법인의 논에는 메뚜기가 돌아와 도시 어린이들을 위한 자연학습장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으며, 봄철에는 손 모내기 체험행사도 개최해 자연 그대로의 농법을 고객에게 알리는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복잡한 인증제도를 일원화해야 한다
이외에도 자강영농조합법인에서는 유기쌀눈쌀에 찹쌀, 흑미, 보리 등을 첨가하여 혼합곡을 생산하고 있다. 더불어 이곳은 쌀, 현미, 마, 땅콩, 찹쌀, 보리, 단호박, 귀리, 삼채 뿌리 등 12가지 재료를 볶은 후 분쇄한 노인용 건강식을 개발하는 데도 성공하여 곧 출시 예정이다. 이렇듯 자강영농조합법인에서 제품군을 다각화하는 것은 건강한 먹거리를 전 국민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농심(農心)’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과 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친환경 인증제도가 너무 복잡합니다. 유기농, 무농약, 우수관리인증(GAP), 저탄소인증, 지리적표시(PGI)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친환경 인증제도가 많습니다. 이는 농민은 물론 소비자에게 혼란을 일으킵니다. 이에 국가 차원에서 이를 일원화해야 합니다. 또한, 오늘날의 대농제도에서 가족농 중심의 중농제도로 바꾸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대농제도에서는 자연히 밥맛이 떨어지고,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밥을 안 먹게 되고, 결국 쌀 소비량이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이에 가족농 중심의 중농제도를 시행하여 이러한 악순환을 끊고 친환경 농업으로 대전환되기를 소망합니다.”
이와 함께 직불제를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자강영농조합법인 김남형 대표. 이러한 혁신을 통해 우리 농업의 백년대계와 녹색성장이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자강영농조합법인이 있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