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이하 ‘더 테일’)는 19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낭만주의 시인이자 사교계 유명 인사였던 ‘조지 고든 바이런’과 그의 주치의였고 최초의 뱀파이어 소설 <뱀파이어 테일>을 쓴 ‘존 윌리엄 폴리도리’의 저작권 논쟁을 바탕으로 재해석된 작품이다. 소설 <뱀파이어 테일>이 발표된 1819년 4월 1일, 만우절 하룻밤 동안에 일어난 일로 폴리도리가 소설을 쓴 진짜 이유를 향해 소설을 한 꺼풀씩 벗겨 내가며 거짓말 같은 진실을 마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뮤지컬 <더 라스트맨>, <라 루미에르>, <란>, <손 없는 색시> 등을 쓴 극작가 김지식과 뮤지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조선변호사>, <마르틴 루터> 등의 음악을 맡았던 작곡가 유한나의 신작이다. 연출 및 각색은 히트 창작 뮤지컬 <명동로망스>, <번지점프를 하다>, <트레이스 유> 등의 연출가 김민정이 맡았다. 시적인 가사와 이에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선율, 짜임새 있는 연출이 더해져 관객들을 작품의 배경인 ‘존’의 하숙집으로 초대한다.
두 주인공인 ‘존’과 ‘바이런’이 과거와 현재, 소설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동안 주고받는 치밀한 대사와 극에 대한 몰입감을 고조시키는 선율은 이 작품의 또 다른 묘미이다. 피아노, 기타, 바이올린으로 구성된 3인조 밴드의 연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틱한 서사와 시적인 가사에 생명력을 부여해 관객이 두 주인공을 따라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길을 친히 안내한다. 특히 ‘카슈미르의 나비’, ‘단도와 몽유병’ 등의 넘버에서 들을 수 있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몰아치는 연주는 인물들의 격정적인 감정을 온전히 전달하여, 작품 속 작은 조각의 기억과 찰나까지 관객들이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또한, 19세기 런던에 위치한 존 폴리도리의 하숙집을 그대로 재현한 무대와 소품이 몰입감을 높인다. 이와 더불어 두 캐릭터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켜줄 섬세한 조명과 의상, 분장 등이 어우러져 관객들의 눈과 귀를 동시에 만족시킬 전망이다.
극중 ‘존’과 ‘바이런’이 소설 속 ‘오브리’, ‘루스벤’과 겹쳐있듯이 ‘존’의 공간은 또 다른 이야기와 겹쳐 있다. 다채로운 조명을 반사시키는 검은 무대 바닥은 극 중 대사처럼 ‘일렁이는 밤의 호수’ 같기도 하고, 또 인물들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 같기도 하다. 이는 이야기의 무엇이 진실인지 관객들에게 혼돈을 야기하면서도, 인물의 내면을 투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외에 1800년대의 이미지에 맞는 소품들과 의학박사인 존의 직업적 특성을 표현할 수 있는 소품들로 공간을 채웠다. 나비 액자, 촛대, 거머리 등 포인트가 되는 몇 가지 소품들은 인물의 심리, 구현되는 방식 등이 자연스럽지만 최대한 극대화되어 표현될 수 있도록 제작하고자 하였다. 작품 속 공간과 넓은 창, 거울, 나비 액자 등의 소품들이 갖고 있는 의미를 찾아가는 것도 <더 테일>을 즐기는 또 다른 묘미다. 한편 <더 테일>은 오는 5월 22일까지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2관에서 공연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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