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모래시계>의 원작인 ‘모래시계’는 일명 ‘귀가 시계’라고 불릴 만큼 신드롬을 일으켰던 국민 드라마이자 드라마 열풍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작품으로 드라마를 봤던 세대는 물론이고 드라마를 보지 않았던 세대에게도 드라마의 장면과 대사들이 계속해서 회자 될 만큼 화제성이 높은 작품이다.
시대는 바뀌고 많은 것이 변했지만 여전히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그때 그 시대에 맞섰던 세 사람, 태수와 우석 그리고 혜린의 모습은 지금 이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뮤지컬 <모래시계>는 그 청춘들, 세 사람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여 잘못된 세상 속에서 그 어떤 선택도 할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고자 노력했던 태수, 우석, 혜린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그려냈다.
이번 시즌에는 원작이 가진 시대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세 사람의 관계에 집중함과 동시에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혜린을 지켜주는 상징과도 같은 인물인 ‘재희’ 캐릭터를 없애고 이들의 다음 기록자가 될 ‘영진’이라는 캐릭터를 새롭게 추가하였다. ‘영진’은 드라마에서는 이승연이 연기한 캐릭터로 실제 캐릭터와는 약간의 차이를 두었으며 후반부에 ‘혜린’과 ‘영진’, 이 두 사람의 협력으로 언론과 사회를 움직이고자 했던 장면이 추가되었다. ‘영진’은 먼저 시대를 산 사람들로부터 모래시계를 이어받은 장본인으로 앞선 선배들의 흔적들을 기록하는 시대의 기록자로 다뤄진다. 또한 ‘재희’ 캐릭터를 빼면서 ‘혜린’이라는 캐릭터가 누군가에게 지켜지는 존재가 아니라 아주 작은 목소리들과 함께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었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더욱 강조하였다.
음악적인 측면에서도 세 사람의 캐릭터에 중점을 두고 세 사람이 가진 고민과 방황, 그리고 우정을 넘버에 함축적으로 표현하였으며 대치되는 상황 속에서 음악적으로 각각의 집단의 입장이 모두 설명될 수 있도록 테마를 구성하였다. 또한 현악기와 관악기의 비중을 높여 15인조 오케스트라 중 8명을 스트링으로 구성해 드라마의 서정적인 느낌을 살리고 몰입감을 더욱 높였다.
무대는 흘러가는 매 순간의 시간 속에서 태수, 우석, 혜린의 시점에서 바라보고 그들의 기억에 남았을 공간에 대한 잔상 이미지를 콜라주로 표현하여 구현하였으며 그 시간을 함께 겪어온 각자의 시점이 모여 만들어지는 장면마다 관객들이 자신을 투영하여 세 명의 시간을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다. 특히 오프닝 장면에서 조명이 교차되며 모래시계를 형상화한 조명은 강렬한 인상을 남길 뿐만 아니라 회전 무대를 사용하여 각 캐릭터의 대치 상황을 극대화하고 다양한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드라마틱하고 매끄럽게 전환시켰으며 적재적소에 그 시대의 생생한 영상을 활용하여 사실감을 더해 더욱 가슴 시린 장면을 만들어냈다. 한편 뮤지컬 <모래시계>는 지난달 26일 개막하여 오는 8월 14일까지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계속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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