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면예배를 중시하는 목회 활동이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목사님은 그동안 어떤 목회 방법과 철학으로 목회를 열어왔는지요
소강석 목사> 유럽에 흑사병이 창궐할 때 중세 가톨릭 사제들은 자기들만의 좁은 시야로 공간의 권위를 지키기 위하여 믿음으로 이기자고 하면서 성당으로 모이라고 했지만, 종교개혁자 존 칼빈은 구빈원을 만들어서 사회봉사를 했고 제네바에 흑사병이 창궐할 때 쿼런틴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한 마디로 칼빈은 예배의 존엄성을 끝까지 지키면서도 이웃 사랑과 생명 사랑을 실천한 것이죠. 그래서 중세 가톨릭은 쇠락해갔지만, 칼빈의 종교개혁 운동은 제네바 시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계속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이브리드 처치, 플랫폼 처치를 이루려고 노력하였습니다. 하이브리드 처치는 대면과 비대면이 서로 하나를 이루는 교회를 말합니다. 우리 교회가 한국교회 최초로 화상 줌 예배를 시작하였는데, 처음에는 비판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나중에 보니까 저를 비판하던 분들도 다 화상줌 예배를 도입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코로나 팬데믹이 끝난 후에도 하이브리드 처치를 강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과도기적 상황에서는 선교 전략상 당분간 하이브리드 처치를 이루어야 한다고 봅니다.
Q. 소강석 목사님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과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을 역임하셨는데 중점사역은 무엇이었으며, 현재 교회가 지향하는 올바른 방향과 개선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요
소강석 목사> 저는 교단 총회장과 한교총 대표회장으로서 한국교회를 지키는 등대지기가 되고 싶었습니다. 당연히 예배의 자유를 지켜내야지요. 그렇지만 언론과 국민들이 공감하고 납득할 만한 수준과 차원에서 사랑하고 섬기는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지켜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한국교회 최초로 메디컬 처치를 시작하였고 화상 줌 시스템을 도입하였으며 선한 소통 상품권을 기획하여 이웃 주민들을 섬겼습니다. 그러면서도 저는 주일날 예배를 일곱 번 연속해서 인도했어요. 한 명이라도 더 현장예배에 나오고, 한 명이라도 더 화상 줌에 들어오도록 하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해 예배를 인도한 것이죠. 교단의 총회장이나 한교총의 대표회장은 개교회 목회자가 아닙니다. 계단 하나만 올라가도 온도가 다르고 시야가 차이가 난다고 하지 않습니까? 교단 전체, 한국교회 전체를 보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하며 하이 콘셉트와 하이터치의 상상력으로 새 길을 열어가려고 노력하였습니다.
Q. ‘한국 교회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금의 교회는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특히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데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화합과 통합 상생을 위해 한국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고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소강석 목사> 김형석 교수의 ‘기독교 아직 희망이 있는가’라는 책에 보면 한국교회가 너무 교회주의의 연못에 갇히면 안 되고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한국교회가 지금 너무 이념화, 정치화 되어 있는 것을 느낍니다. 이념과 진영에 매몰되면 편 가르기를 하고 다투고 서로 비난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사회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의 길을 낼 수 있겠습니까? 나를 위한 정치, 우리 집단의 카르텔을 위한 정치는 이기면 이길수록 지는 편은 한국 교회입니다. 그런데 한국교회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기만의 소리를 내게 되면 결코 하나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화합과 통합, 상생을 위해서라도 먼저 한국교회가 빌라도가 아닌 예수님의 소리를 듣고 하나 되어야 합니다.
Q. 제20대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를 국민에게 내주고, 용산 대통령실 시대를 열었었습니다. 이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하고 목사님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요
소강석 목사> 제왕적 대통령 권력의 상징이었던 청와대를 국민에게 내주었다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청와대라는 폐쇄적인 공간에 갇히게 되면 아무래도 국민의 여론과 동떨어지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특권의식에 젖어 오판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용산 대통령실 시대를 열었으니 국민과 더 가까운 곳에서 여론을 잘 살피고 소통과 공감의 정치를 펼쳐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Q. 새에덴교회와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목사님의 대내외적인 활동이 분주합니다. 목사님이 하시고 싶은 일은 무엇입니까
소강석 목사> 가장 대표적인 대외 사역은 한국교회 최초로 시작한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행사입니다. 제가 2007년 1월에 LA에서 마틴 루터킹 국제평화상을 받기 전날 전야제에 참석했는데 ‘레리 레딕’이라는 흑인 노병을 만났습니다. 그분이 저에게 다가와 자신의 왼쪽 허리의 총상 흉터를 보여주면서 전쟁 후 한국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며 울먹이는 것입니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저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그 분께 절을 하며 “꼭 한국으로 초청하겠다”라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2007년에 제1회 6.25 참전용사 초청 행사를 시작하였는데 올해 16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목회적 대형교회로서, 나라와 민족을 섬기고, 사회적 책임과 환원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Q. 소강석 목사님은 교계의 대표적인 리더입니다. 목사님이 그려 놓은 한국 교회의 비전은 무엇인지요
소강석 목사> 과거 한국교회는 성장기 상황에 있었기 때문에 봉사, 구제만 잘해도 칭찬받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회가 변했습니다. 이미 반기독교적 세력이 네오막시즘과 문화막시즘으로 교회를 공격하는 상황입니다. 정치권도 여론을 바탕으로 정치를 하므로 한국교회가 연합하여 힘을 모으지 못하면 한국교회에 불리한 입법들이 통과됩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 전체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습니다.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하나 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 더 이상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연합해야 합니다. 지금 그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 지구환경에 따른 기후변화, 우크라이나 전쟁, 고물가, 저성장, 빈부격차 등 세계는 지금 큰 어려움에 빠져있습니다. 교계의 리더로서 어떤 대안을 제시해 주시겠습니까
소강석 목사> 중앙대학교 김누리 교수는 ‘재난 유토피아’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재난 일수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짐으로써 현재의 불확실성을 신뢰와 믿음으로 회복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기후변화나 전쟁, 여러 사회 갈등 속에서도 인간은 끊임없이 신뢰와 믿음으로 희망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역사의 흥망성쇠를 주관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믿고 확신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도 교회의 담을 넘어서 사회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앞장서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마지막 희망은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Q. 다 같이 행복한 세상을 위한 목사님의 메시지를 듣고 싶습니다
소강석 목사> 제가 쓴 ‘꽃밭 여행자’라는 시가 있습니다. “꽃밭을 여행했으면 사막으로 가라 / 사막을 다녀왔으면 다시 꽃밭으로 가라 / 꽃밭의 향기를 사막에 날리고 / 사막의 침묵을 꽃밭에 퍼뜨리라 / 꽃밭에는 사막의 별이 뜨고 / 사막에는 꽃밭의 꽃잎이 날리리니.” 이 시처럼 우리가 꽃밭 여행자가 되어 사막을 꽃밭으로 만들고 사랑과 희망의 별이 떠오르게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