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은 벨기에 리에주 극장과 공동 제작으로 <스트레인지 뷰티>를 9월 1일부터 18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선보인다. 당초 2021년 공연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가 몰고 온 팬데믹으로 1년 늦게 관객들과 만나게 된 이번 공연은 한국의 배요섭 연출가를 비롯하여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 다양한 대륙 출신의 창작자들 7명이 ‘작가’ 개념으로 참여하여 공동 창작 형식으로 만들었다. 무대에는 배요섭을 제외한 6명의 예술가가 퍼포머로 오른다. 이들은 2020년부터 2회에 걸쳐 코로나19 환경 속에서도 화상 워크숍을 이어가며 함께 토론하고 공연 아이디어를 활발하게 교류했다.
7명의 예술가는 안무, 사운드, 비주얼아트, 영상, 연기 등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활동해 온 아티스트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 아래 다 함께 노자의 「도덕경」, 켄 윌버의 「무경계」를 읽고 한국의 미황사(전라남도 해남), 벨기에의 티벳불교 수도원에서 체험 수련을 하는 등 창작의 영감을 얻기 위한 활동 끝에 <스트레인지 뷰티>를 탄생시켰다.
이들은 불교에서 스승이 제자에게 깨우침을 얻도록 인도하기 위해 제시하는 간결하고도 역설적 물음 ‘공안’ 중에서 몇 가지의 화두를 택해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100분간 이어지는 전위적인 공연은 가장 기본이 되는 약속 몇 가지 외에는 즉흥적으로 진행된다. 연습 기간 매일같이 이어진 토론과 즉흥 퍼포먼스의 산물로, 매 회차 조금씩 다른 공연을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공연의 연출을 맡은 배요섭은 전통적인 연출의 역할에서 탈피하여 6명의 참여작가 겸 퍼포머들에게 고민거리와 탐구거리를 제시하는 개념적 의미의 ‘판’을 설계했다. 참여자들은 이 ‘판’ 안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움직임, 영상, 그림 등 자신만의 수단으로 자유롭게 풀어나간다. 4면으로 된 블랙박스 극장에서 45석의 좌석이 매일 2면씩 번갈아 가며 무대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배치된 구조에서 이들은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공연을 이어간다.
배요섭 판 디자인·연출은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순간 예술가의 몸 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름다움의 감각은 어디에 있는지, 예술 작업을 가능하게 하는 예술가들의 영감과 충동은 어디에서 오는지, 이러한 질문들에서 작업이 시작되었다”라고 창작 동기를 전했다.
국립극단과 벨기에 리에주극장의 국제 협력으로 공동제작된 이번 작품은 8월 10, 11일 벨기에 SPA 페스티벌 야외무대에서 첫선을 보인 후 9월 한국에 들어온다. 12월 13일~17일에는 벨기에 리에주극장에서 벨기에 현지 관객과 만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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