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7월 16일부터 상설전시관 3층 세계문화관 중앙아시아실에서 <영원한 삶의 집, 아스타나 고분> 전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중앙아시아 컬렉션 중 20세기 초 일본 오타니 탐험대가 아스타나 고분에서 수집한 자료에 관한 조사 성과를 관람객에게 특별 공개하는 자리이다.
아스타나 고분군은 중국 신장웨이우얼자치구 투루판시 동남쪽의 도성 유적인 고창고성 근교에 조성된 지배계층의 공동묘지이다. 20세기 초 서구 열강이 주도한 실크로드 탐험과 1959년부터 여러 차례 이루어진 중국 측의 발굴조사로 지금까지 400기가 넘는 무덤이 발견되었으며, 복희와 여와 그림, 나무와 흙으로 만든 인형과 토기, 음식, 문서 등이 매우 양호한 상태로 나와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아스타나 고분 출토품 연구에 풍부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출토품을 널방, 널길 등 출토 위치별로 구분하여 보여줌으로써 껴묻거리의 성격과 기능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복희와 여와 그림 세 점 가운데 가장 큰 〈복희와 여와 그림〉을 공개하면서, 실물 크기로 만든 복희와 여와 그림을 전시실 천장에 매달아 무덤 안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상반신은 사람, 하반신은 뱀의 모습을 한 두 창조신 그림으로 우주와 만물의 탄생을 상징한다. 널방 천장에 설치되었던 이 그림은 죽은 사람이 다시 태어나 내세에서 풍요롭게 살고자 했던 염원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무덤 널방에서 발견된 〈구슬무늬 명기와 나무 받침〉은 1916년 박물관 입수 당시의 목록과 사진을 참고하여 세트를 맞추어 전시하였다. 그밖에도 무덤 옆방에 두었던 인형 가운데 〈말을 탄 무인상〉은 파편들로 남아있던 것을 이번에 새롭게 접합해 복원하였다. 컴퓨터 단층촬영(CT) 조사로 밝혀진 제작 방법도 함께 소개한다.
1,300년 전 지하 세계의 타임캡슐이라 할 수 있는 투루판 아스타나 고분 출토품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서 현세의 삶이 죽어서도 계속되기를 희망했던 당시 사람들의 염원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김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