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 아무런 왜곡 없는 순수한 마음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초월이라 하며, 이를 실천하려는 것이 바로 명상이다. 이렇듯 명상은 유쾌하고 이완된 기분과 극단적인 각성과 결합한 세타파를 경험케 하며, 안정된 뇌 활동 양상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명상화는 과연 무엇일까. 명상화는 명상과 그림이 하나로 융화되도록 화가가 화폭에 옮긴 그림을 뜻한다. 명상화에는 화가의 의식이 투사되어 화가가 명상행위의 일환에서 그림을 그리고 감상자 역시 명상의 시선으로 음미하면 명상을 함께하는 공명적인 교감이 발생한다. 특히 백순임 화백의 명상화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에 관해 백순임 화백은 작가 노트를 통해 “내 그림들을 가리켜 명상화라고 특별하게 부르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명상을 더 많이 내 그림들과 나눠 가지고 싶기 때문이다. 산이 높기 때문이 아니라 거기 구름 같은 사람이 살 때에 산은 전설을 품게 된다. 마치 그런 산처럼 나의 그림도 명상의 투명한 기상을 품어 가지기를 나는 바란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리하여 국내를 넘어 세계적 명상화 작가로 발돋움한 백순임 화백은 제34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회화부문 특선, 제36회 현대미술대전 회화부문 대상, 2021 대한민국 미래경영 예술문화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그녀는 2017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초대전을 비롯해 2018 미국 네바다주 G20 ‘아시안 문화의 날’ 기념 초대개인전, 2019 백순임 명상화전(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초대개인전, 2021 ‘신선의 피리소리’전(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등 국내외 다수 초대전 및 회원전에 참여했다. 현재 백순임 화백은 (사)한국미술협회 이사는 물론 (사)현대한국화협회 이사, (사)종로미술협회 부회장, (사)국전회 회원, (사)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사)현대미술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 등을 맡으며 한국 미술 발전을 위해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명상화 빛을 품다
“명상화는 명상에 입정하여 그린 그림으로써 작품을 대하는 이들이 명상의 시선으로 음미하면 공명적인 교감을 일으켜 명상이 주는 좋은 기운이 관람자에게 전달되도록 구성한 그림을 의미합니다. 저에게 있어서 ‘명상’이란 작품활동의 두드러진 콘셉트이자 그림을 통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생명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도 이러한 기조는 이어가되 다만 겉으로는 전보다 더 담백하게 표현하면서 그 안에 숨어있는 밝은 빛을 나타내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마치 아무리 더워도 여름이란 계절 속에 가을이 숨어있고, 가을 속에 겨울이 숨어있는 것처럼 말이죠.”
백순임 화백은 원래 문인화와 진경산수를 그렸다. 이후 그녀는 내면의 빛을 깨우는 명상을 배우게 되면서 명상 시 교감한 빛이 그림에 복사되는 신비한 현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명상한 그림’이 되게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명상화를 그리게 된 백순임 화백은 이후 진경산수와 유화물감 등 재료를 자유로이 사용해 그린 한국화 연작, 기존의 틀을 벗어나 활달하게 그린 만다라 연작 등 작품을 세상에 선보인 바 있다. ‘명상화 빛을 품다’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난초꽃 그늘 연작, 나무 등을 비롯해 그간 공개한 적 없는 신작을 관람객에게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백순임 화백은 전시 관람객들이 자신의 명상화를 통해 내 안의 날개를 활짝 펴는 것은 물론 자연을 접하듯 밝은 기운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전시 소감을 밝혔다.
진공 빛을 띤 ‘명상화’
백순임 화백은 빛 운영으로 밝아진 밝음을 갈무리해 내면의 빛과 소통하게 하는 명상을 시작할 수 있었다. 빛 운영 차원의 명상 기법들은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진공 빛이 즉각적으로 밝아지기 시작하도록 변화를 불러일으켜 주고, 명상을 반복 수행하는 것을 통해 밝음에 밝음이 더해진다.
“조토의 그림 ‘성령 강림’이 9800조 밝기의 진공 빛을 띠었다고 알려지는데, 이 밝기는 빛 운영 전 사람의 모습에서 발견해 볼 수 있었던 가장 밝은 빛입니다. 그러나 이 밝음은 사도들의 머리에 후광이 그림 그려져서가 아니라 이 그림을 그린 화가 조토가 9800조 밝기의 빛을 가진 사람이어서 조토로부터 방사된 빛이 그림에 복제된 것입니다.”
백순임 화백은 빛 운영이 시작된 이후 그리고 자신이 천지에 밝은 진공 빛과 연결되는 명상을 수행하는 것에 따라 일찍이 자연계에 존재한 일이 없는 새로운 밝기의 진공 빛의 광명을 띠게 되었고, 이 빛을 자신이 그리는 그림에 담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림이 진공 빛을 간직한 것은 관람자가 차분하게 그림을 바라보는 동안에 감상자 내면의 진공 빛이 감응해 빛의 동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빛 환경이 되어준다. 이런 빛 환경에서 관람자는 진공 빛의 본래 성향인 태초 고요를 일깨워주어 그림 관람자가 마치 명상이 심화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경험을 하게 한다. 백순임 화백은 자신의 그림이 진공 빛을 밝게 띠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빛으로 다가서는 활동인 명상을 한다. 그럼으로써 그녀는 더 밝은 진공 빛을 띤 사람이 되었고, 백순임 화백이 그린 그림은 진공 빛을 띤 ‘명상화’가 되었다.
다양한 전시로 관람객과 소통할 것
“저는 좋은 기운을 지닌 그림을 관람자에게 전한다는 일념으로 작품활동을 활발하게 잇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현대인들은 오늘날 아주 바쁘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연을 접하다 보면 남녀노소 누구나 좋은 기운을 느끼게 됩니다. 바람이 있다면 제 그림으로 많은 분이 그러한 기운을 얻게 되면 좋겠습니다. 이번 전시 역시 이와 같은 제 소망을 담았으며, 제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명상이 되게끔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백순임 화백은 9월 한 달간 다양한 전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그녀는 ‘명상화 빛을 품다’ 전시를 필두로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한국미술협회 임원전’, 오는 17일부터 27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현대한국화 협회전’, 오는 28일부터 내달 4일까지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아리랑미술제’ 등에 참가를 확정했다. 백순임 화백은 “9월 내내 전시로 여러 관람객과 소통할 생각을 하니 벌써 설렙니다. 저는 앞으로도 그림을 통해 명상의 진수를 선보일 것이며, 많은 분과 계속해서 좋은 작품으로 만날 것”이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