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울산미술계 중추역할을 해온 최명영 작가가 제18대 울산미술협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지난달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그는 열성적인 미술인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더 나은 정책방향을 구축해 울산미술계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 각오를 밝혔다. 또한 최 회장은 “앞으로 공약사항을 성실히 이행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섬김의 리더십으로 회원 상호간의 친목과 화합을 위해 힘을 쏟겠다”라며 당선소감을 전했다.
“울산광역시는 국내 최대 공업도시로서, 1인당 국민소득(GDP) 6만 달러에 빛나는 지역인 반면, 문화예술적 측면에서는 취약한 부분이 많습니다. 지금껏 미협 회원들의 노력으로 성장해 왔으나, 아직은 시설·제도적인 측면에서 부족함을 느낍니다. 향후 제도정비와 회원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혼신을 다할 것입니다. 더불어 그간 소규모 전시에 머물러있던 지역 분위기를 변화시켜 아트페어를 중심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미술인들의 창작의욕과 품격을 높이고, 울산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예술의 공간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작가의 눈빛에서 굳은 의지가 보였다.
근원적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집념의 의지
최명영 회장은 자연을 형상화하는 작가다. 지나치기 쉬운 일상에 대한 섬세한 관찰로 화면을 재구성하는 그는 감각적인 색채언어와 독창적인 조형기법으로 자유롭게 화면을 채워나간다. 특히 ‘꽃’을 모티브로 ‘삶과 자연의 재구성’이라는 화두를 끊임없이 화폭 안에서 풀어내는 최 회장의 작품은 근원적 아름다움을 탐구하며, 집념의 의지로 작업에 몰두하는 예술가의 한 편의 시와 같다. “제게 그림은 소질보다는 인연이었고, 치유였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먹먹했던 가슴을 예술로 채우면서 아픔을 잊고 행복을 추구했으니까요.” 잊혀져가는 지난날에 대한 향수와 가족을 향한 애틋한 그리움을 화폭에 담는 최 회장은 단순히 주어진 조건을 수용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자신의 시각을 적극 반영한다. 이러한 노력의 산물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애정이 근간이 된다. 따라서 미적 감수성이 살아있는 자연의 형상에 감상자는 캔버스 안으로 흡수되는 미적 쾌락을 느끼게 된다.
물질의 순환으로 세상의 평형이 이루어지듯, 내가 펼치는 화폭의 세계에서도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고, 그 질서를 유지해나간다. -작가노트 中
“대학진학 후 처음 마주한 것이 목련이었습니다. 어찌나 아름답던지, 깊은 감흥을 얻었죠. 그러면서 어린 시절 유난히도 꽃을 좋아하셨던 어머니와, 이름 모를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던 집 앞마당이 떠오르면서 작품의 방향을 결정지었던 것 같습니다.”그간 화려한 꽃을 캔버스에 담으며, ‘꽃의 화가’로 불린 최 회장. 우아한 색채와 섬세한 화법으로 형상화된 이미지들은 따듯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그의 화폭에는 스토리가 담겨있다. 그리움, 사랑, 행복 그리고 슬픔, 아픔까지 촉촉이 배어있어, 작가 내면의 울림이 잔잔한 선율로 울려 퍼진다. 이는 대상으로서의 자연이 아닌 자신의 분신이자 감정이입의 대상으로서 자연을 대하고, 취하고, 포옹한 작가의 흔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더불어 최 회장은 색과 면을 강조하는 추상성과 더불어 구체적인 묘사로 사실성을 더해 화면 속 병존시킴으로써, 생성과 소멸의 순간을 정지시켜 화면을 구성하는 등 새로운 조형세계를 창출하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앞으로 꽃과 더불어 한국적 심상이 깃든 풍경을 위주로 작업에 매진할 것이며, 보이는 것만이 아닌 보이지 않는 것까지 담을 수 있는 작가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싶다”며 소망을 내비쳤다. ‘한 사람이라도 기억해주는 화가’이고 싶다는 최 회장.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변화를 늦추지 않으며, 문화예술도시로 비상하는 울산광역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최명영 회장은 계명대 미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27회 개인전과 국내외 단체전 및 초대전 그리고 아트페어에 다수 참여했다. 울산미술대전 대상, 울산미협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한국미협, 신작전, 한유미협, 울산전업작가회, 맥심전, 칠곡군미술협의회회원, KAMA회원, 경남대학교 미술교육학과 강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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