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코 폰타나는 1933년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에서 태어났다. 사진과는 거리가 먼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던 그는 28세가 되던 1961년이 되어서야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의 첫 개인전은 1965년 토리노에서 열렸으며,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독일, 스위스, 미국, 스페인 등 세계의 유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400회 이상의 개인전 및 그룹전에 출품하는 등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사진작가로 성장해나갔다. 그의 작품은 뉴욕 모마 미술관, 독일 루드비히 미술관, 파리 시립 근대 미술관, 토리노 근현대 시민 미술관, 모스크바 푸시킨 미술관, 예루살렘 이스라엘 미술관 등에서 선보였으며, 세계적인 브랜드인 캐논, 소니, 페라리, 볼보, 돌체앤가바나, 베르사체, 코닥 등과도 협업하였다. 뉴욕과 도쿄에서 다수의 컨퍼런스와 워크숍을 개최했고, 미국 보그, 프랑스 보그, 뉴욕 타임스 등의 패션잡지와 언론지에도 폰타나의 사진이 담겼다.
1960년대 초반에 흑백 사진의 관습을 벗어난 순수 예술 사진작가가 거의 없었을 때부터 그는 컬러 필름을 받아들였고 사진의 투명도를 과소 노출하여 한 폭의 회화 작품을 연상시키는 작품을 만들었다. 기존 스타일과 관행으로부터의 단절은 전후 이탈리아 사진 역사에 중요한 변화를 일으키는 발단이 되었다. 이번 전시는 폰타나가 60년대부터 지금까지 고찰하는 예술적 주제이자 그의 인생 철학이 담긴 삶의 풍경 122점을 선보인다. 자연, 도심, 인물, 도로가 피사체가 되어 ‘랜드스케이프’, ‘어반스케이프’, ‘휴먼스케이프’ 그리고 ‘아스팔토’라는 이름의 네 가지의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폰타나에게 풍경은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모습이다. 일상의 모든 찰나가 그에게는 풍경이 된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포착하고 드러내는 것이 폰타나의 예술이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색으로 가득하기에 삶을 구성하는 모든 일상을 풍경으로 인식하는 그가 컬러를 배제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폰타나는 대상이 사물, 장소 혹은 사람이든 삶의 풍경 속에서 매혹적인 부분과 대비를 발견할 줄 알고 그것을 색과 구도의 관계로 정제한다. 이는 우리가 얼마나 생각보다 미묘하고 흥미롭고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순간에 살고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프랑코 폰타나가 50년 넘게 렌즈라는 매개로 담아온 놀라운 삶의 형태와 색채를, 그리고 어떻게 그가 인생이라는 풍경을 포착하고 소유하였는지 확인해 볼 수 있길 바란다. 분명 존재하지만, 그동안 보지 못했던 현실의 생생하고 다채로운 색을 관객들이 인지하고 온전히 즐기면서 풍경에 대한 새로운 정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길 기대한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