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외규장각 의궤의 귀환 10년을 기념한 특별전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10년간 축적된 외규장각 의궤 연구 성과를 대중적인 시선으로 풀어냈다. 전시는 3부로 구성된다. 1부 ‘왕의 책, 외규장각 의궤‘에서는 왕이 보던 어람용 의궤가 가진 고품격의 가치를 조명한다. 또 의궤 속 자세하고 정확한 기록과 생생한 그림에서 읽어낸 조선 시대 기록문화의 정수를 소개한다. 2부 ‘예로서 구현하는 바른 정치’에서는 의궤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의례로 구현한 조선의 ‘예치’가 담고 있는 품격의 통치 철학을 살펴본다. 3부 ‘질서 속의 조화’는 각자가 역할에 맞는 예를 갖춤으로써 전체가 조화를 이루는, 조선이 추구한 이상적인 사회에 관한 이야기다. 그 이상이 잘 구현된 기사년(1809)의 왕실 잔치 의례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국왕을 위한 책에서 모두가 보는 외규장각 의궤로
조선 시대 국가나 왕실의 중요한 행사가 끝나고 그 전체 과정을 기록한 것이 의궤다. 그중에 단 1부는 최상급 재료를 들이고 조선 최고의 화가와 장인들이 참여하여 정성스럽게 엮고 장황(粧䌙)한 어람용 의궤를 왕에게 올렸다. 외규장각 의궤는 대부분이 어람용이다. 어람의 높은 품격을 지닌 외규장각 의궤 전시는 우리 문화의 자부심을 선물한다.
자세하고 정확한 기록, 현장감을 더하는 반차도와 도설
실록에는 1846년 헌종이 아버지인 익종(효명세자)의 능을 옮긴 일을 단 3줄로 남겼다. 반면 의궤에는 그 절차를 총 9책으로 자세히 기록했다. 행차 모습을 그린 반차도와 행사에 사용된 기물을 그린 도설은 천연색으로 그려 지금까지도 어제 만든 것처럼 선명하다.
왕을 왕답게, 신하를 신하답게
조선 시대 왕은 모범적인 의례를 구현하여 예를 실천하고 신하와 백성들로 하여금 마음으로 움직여 스스로 따르게 하는 예치를 추구했다. 왕은 왕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맞는 예를 갖춘 질서 속에 조화를 이루는 것은 조선이 추구한 이상적인 사회의 모습이다. 공신녹훈 의례에서 신하는 충심으로 보필하고, 국왕은 충신을 예우함으로써 신의를 보인다. 그 행사의 세세한 절차를 의궤에 담아 공신녹훈의 의미를 후세에 남기고자 하였다.
그 밖에 볼거리, 느낄 거리, 즐길 거리
외규장각 의궤가 전량 전시된 대형 서가는 특별전의 감동을 기억할 포토존으로 사랑받기를 기대한다. 의궤의 생생한 기록을 토대로 복원한 여령과 잔치를 꾸민 준화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외규장각 의궤 중 영국국립도서관이 구입하여 소장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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