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은 차세대 미술을 이끌 유망 작가를 발굴하고 다학제간 협업을 지원하는 신개념 공모사업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의 결과물 공개전을 2022년 11월 6일부터 2023년 4월 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현대자동차의 후원으로 2019년부터 진행된 <프로젝트 해시태그>는 미술 장르에 한정된 공모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의 작가, 기획자, 연구자 등의 다학제적 협업을 지원하는 차세대 창작자 발굴·지원 사업이다.
2022년 3월 한 달 동안 진행한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 공모에 총 108팀이 지원한 가운데 언더그라운드 신(scene)과 가상-생태계를 내세워 동시대의 정치, 문화, 사회적 문제점을 짚어내는 로스트에어와 크립톤이 최종 프로젝트 참가자로 선정된 바 있다. 로스트에어(Lost Air⋅이우경, 이다영, 박주영, 박민주)는 #언더그라운드 #전자음악 #공간 #하위문화 #공동체로 묶인 팀이다. 이번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에서 선보이는 ‘레이브 지오메트리’는 국내 언더그라운드 공연계에서 이뤄지는 공간의 지정학적 의미를 탐구하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명은 전자음악을 다루는 ‘레이브’와 라이다 센서를 이용한 기록물을 암시하는 ‘지형도(Geometry)’의 조합어이다. 로스트에어는 라이다 센서를 통해 전자음악 공연 현장을 포착하고, 더 나아가 데이터 기반의 공간 수집을 시도한다. 프로젝트는 7월부터 9월까지 을지로, 홍대, 성수 등에서 열린 4번의 사전 리서치를 비롯, 전시 종료 직전인 2023년 4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는 애프터 파티로 완결된다. 4명의 기획자는 프로젝트 콘셉트 수립, 외부 아티스트와의 소통, 영상 편집, 라이다 센서 데이터 관리 등의 방면에서 협업을 이루면서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였다. 서로 다른 전문성을 기반으로 예술과 기술의 흥미로운 교차점을 찾고, 하위문화 공동체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본 프로젝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크립톤(Crypton⋅황수경, 염인화, 정민주)은 #생태 #접근성 #세대 해시태그로 연결된 전시기획 집단이다. 3명의 여성 기획자는 2018년부터 여러 층위에서 장애, 예술, 기술, 미디어 사이 간극을 살피고 생태적 소통에 대한 공통 관심사로 두면서 다양한 감각을 교차/번역하는 시도를 해나가고 있다. 이들은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에서 ‘코코 킬링 아일랜드’라는 가상의 생태 환경을 내세워 노동과 자본의 가치에 대해 질문한다. 크립톤이 창조한 가상의 관광지인 ‘코코 킬링 아일랜드’에서는 저탄소 배출 NFT 기술을 이용해 특산품을 탐색하고 주문할 수 있다. 이 섬은 찰스 다윈이 환초(環礁) 형성 과정을 규명하며 연구한 지구 남반구의 코코스 제도에서 이름과 지형을 빌려왔다. 전시장에 구현된 중심부가 비어있는 섬은 코코넛과 감귤이 특정 지역의 특산품이 될 수 없는, 장소성이 사라진 오늘날의 풍경을 빗댄 것이자 동시에 과거와 현재, 미래를 논하는 아고라(담론의 장)에 비유할 수 있다.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생태학적 접근법과 철학적인 개념은 관광안내소, 환초와 같은 실재에 기반한 ‘물질’과 확장 현실(XR) 기반의 3D 디지털 이미지, 애니메이션, 인터랙션 영상 등 웹과 스크린 기반의 ‘비물질’로 결합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엔데믹을 맞이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젊은 창작자들이 현실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하는 흥미로운 관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학제간 협업을 지원하는 공모사업을 통해 동시대 미술을 주도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혁신성과 개방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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