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르떼 숲 갤러리 문을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정요섭 대표> 성공하기 위해 갤러리를 시작했습니다. 나는 사는 동안 공정치 못하거나 의롭지 못한 사례를 수없이 보고 겪었습니다. 공정하지 않은 세상을 버티려면 공부해서 이른바 ‘성공’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내게는 미술이 지닌 사회적 공공성에 관한 연구가 ‘공부’였고, 이의 실천이 ‘성공’이라 생각합니다.
Q. 아르떼 숲 갤러리는 주로 어떤 전시를 개최하나요?
정요섭 대표>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욕망의 덫에서 허우적거리면서 오히려 ‘윤택’이라며 위안을 찾습니다. <아르떼 숲>은 삶의 궁극, 즉 ‘무엇이 당신을 자유롭게 하는가’를 사회적 의제로 상정하는 전시를 합니다. 이를테면 ‘내겐 주머니가 없어’, ‘당신의 잠은 달달한가’. ‘작고 하찮은 것에 머무는 따뜻한 시선’, ‘나는 나입니다’라는 전시가 그것입니다.
Q. 아르떼 숲을 운영하면서 가장 큰 난점은 무엇입니까?
정요섭 대표> 일반적으로는 갤러리 운영의 난점으로는 ‘재정’을 꼽겠지만 나는 작품을 재화가치로만 대하는 대중의식이 극복해야 할 난제라고 생각합니다.
Q. 대한민국의 갤러리 문화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고 또 발전 방향과 비전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요섭 대표> 이미 성장한 작가를 제 주머니에 집어넣는 ‘채취업’이 아닌, 파종해서 기르는 ‘농업’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작가도 먹고살아야 하므로 팔리는 그림을 그립니다. 그러다 보니 세상을 향한 통섭이라는 진단이 없이 작품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죠. 작품이란 처방으로서의 메시지가 담겨야 하지만 진단이 없으니 처방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나는 진단하는 고통과 처방하는 사유가 서린 작품을 찾고 있습니다.
Q. 세계 선진국의 갤러리와 한국 갤러리의 전시 형태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주세요
정요섭 대표> 선진의 미술애호가가 있어야 선진의 갤러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혹은 선진의 갤러리가 제 역할을 해야 선진의 애호가가 존재할 수 있죠. 생각해보자면, 만약 <뱅크시>라는 작가가 한국에서 그런 활동을 한다면 그만큼 화제가 될 수 있었을까요? 고흐는 물론이고 쿠사마와 같은 작가는 남의 나라 일일 뿐일까요? 포도밭의 여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술문화의 근본적인 구조를 들여다봐야 할 때입니다.
Q. 한국의 작가들을 보고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
작가가 운명적으로 세상과 겪는 불화의 원인은 당대에 영화를 누리려는 것입니다. 외롭게 삭풍을 견딜 용기는 없다면 어떻게 주목받는 등대가 될 수 있겠습니까? 충실한 삶에서 길어 올린 독자적인 메시지가 담긴 작품은 당대가 아니어도 후대에서라도 빛날 수 있다는 믿음이 요구됩니다.
Q. 대표님의 향후 활동과 소망은 무엇입니까?
정요섭 대표> 나는 80년대 중반에 미술판에 발을 디뎠었습니다. 도중에 긴 공백이 있었지만 그 시기의 시골생활이 오늘의 큰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생태적 감성에서 미술을 대하는 관점이 생긴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 방향을 견지해 갈 것입니다. 올해 4월이면 개관 1주년 행사로 1층에서는 ‘밥과 똥’, 2층에서는 ‘밥과 몸’, 3층에서는 ‘밥과 욕망’을 주제로 전시를 여는 것도 이러한 다짐의 실천입니다.
또한 한국미술의 중국시장 개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북경 송좡에 소재한 상상국제미술관과 수미술관의 해외담당 디렉터를 맡아 활동하는 것도 그것의 일환입니다.
출처:퍼블릭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