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교향악축제의 시작과 끝은 웅장한 편성의 대작인 말러 교향곡이다. 홍석원이 이끄는 광주시향이 말러 교향곡 제1번으로 화려한 축제의 시작을, 부산시향과 마지막 호흡을 맞추는 지휘자 최수열이 국내 교향악단에서 쉽게 선보이지 않는 말러 교향곡 제9번을 연주하며 대미를 장식한다.
교향악단과 지휘자의 환상 호흡은 관객들을 더욱 열광시킬 전망이다. 최근 새로 임명된 지휘자 정민과 강릉시향, 성기선과 전주시향, 정나라와 충남교향악단, 여자경과 대전시향이 보여줄 시너지에 관심이 모인다. 처음 교향악축제 무대에 서는 부지휘자 데이비드 이(서울시향), 박인욱(대구시향)과 특별 객원 지휘자 김선욱(경기필하모닉) 그리고 유일한 상임 외국인 지휘자 다비트 라인란트(국립심포니)까지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어 특별함을 더한다. 더불어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홍석원(광주시향), 김건(창원시향), 이병욱(인천시향), 최희준(수원시향), 정치용(KBS교향악단), 금난새(성남시향), 장윤성(부천필하모닉), 김홍식(제주교향악단), 최수열(부산시향)도 함께한다.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이례적으로 세 명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처음 교향악축제 무대에 선다. 교향악축제 역사 이래 가장 많은 해외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다. ‘피아노의 시인’으로 불리는 아일랜드의 거장 피아니스트 존 오코너(6/4 인천시향), 2021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3등상과 피아노 협주곡 최고 연주상 수상자 스페인 피아니스트 마르틴 가르시아 가르시아(6/17 서울시향),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알려진 케빈 케너(6/21 부천필하모닉)의 연주가 펼쳐진다.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플루트, 바순, 마림바에 이어 성악까지 다양한 협연 구성도 흥미롭다. 2022 퀸엘리자베스콩쿠르 첼로 부문 우승자 최하영(6/10 강릉시향), 국내외 콩쿠르 우승에 빛나는 라이징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6/8 수원시향)에 이어 세계적인 교향악단의 악장을 역임한 수석단원 출신 협연자들의 무대도 마련된다. 여성으로는 아시아 최초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객원 악장으로 초대된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6/6 국립심포니), 독일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 종신 수석을 역임한 플루티스트 조성현(6/13 성남시향),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 종신 수석을 역임한 클라니넷티스트 조인혁(6/16 대전시향), 독일 뒤셀도르프 심포니 종신 수석을 역임한 첼리스트 김두민(6/24), 서울시향 수석 바수니스트 곽정선(6/22) 등 전 세계에서 K-클래식을 알리고 있는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무대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마림바니스트 한문경(6/2 창원시향), 피아니스트 김나영(6/14 전주시향), 신박듀오(6/15 공주시향), 임효선(6/20 대구시향)도 무대에 오른다. 음악계의 기둥으로 올 9월부터 뉴잉글랜드 음악원에 부임하는 피아니스트 손민수(6/1 광주시향), 뛰어난 해석으로 청중을 매혹시키는 피아니스트 박종화(6/9 KBS교향악단), 고음악과 현대음악을 넘나드는 소프라노 서예리(6/25 부산시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최고의 연주자들을 대거 포진시켜 기대감을 한껏 올린다.
올해도 교향악축제 모든 공연은 예술의전당 분수광장에 위치한 대형 LED 모니터와 공식 유튜브 채널로 실시간 중계된다. 공연장 입장이 어려운 미취학 자녀 동반 가족이나 예매를 아쉽게 놓친 관객이라면 시원한 야외광장에서 자유롭게 공연을 즐기며 마음 한편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시간적·물리적으로 예술의전당을 직접 찾기 어렵다면 예술의전당 SAC ON SCREEN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교향악축제를 즐길 수 있다. 원하는 장소에서 비용 부담 없이 콘서트홀 현장의 생생한 감동을 즐길 수 있어 매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22년에는 교향악축제 기간 동안 온라인으로 약 13만 명, 야외광장에서 약 4천 명이 축제를 만끽했다. 음악당 지하공간도 특별하게 변신한다. 교향악축제에 참여하는 17개 교향악단의 소개 부스뿐만 아니라 공연 음악을 미리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클래식 애호가에게는 더 깊이 이해를, 입문자에게는 클래식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