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는 일, 화가가 마음에 떠오른 심상을 화폭에 옮기는 작업은 대체로 말이 필요 없는 가운데서 조용히 이뤄진다. 그런 점에서 그림들은 다분히 명상적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백순임 화백의 그림들을 가리켜 명상화라고 특별하게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그림 앞에 멈춰 그림이 보여주는 고요에 주의를 기울이면 그렇게 한 사람의 마음에서 마치 명상이 매우 깊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단지 시선을 그림에 준 것에도 느낌이 반응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명상’은 백순임 화백의 작품 활동에 있어서 두드러진 콘셉트이자 그림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생명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감상자들의 내면에 빛의 맑고 밝은 명상이 넓고 깊이 교감하여 평안하기를 염원하는 백순임 화백은 제34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회화부문 특선, 제36회 현대미술대전 회화부문 대상, 2021 대한민국 미래경영 예술문화부문 대상, 2022 제23회 대한민국 문화 예술(서양화 부문) 대상, 2023한국예총 공로상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그녀는 2017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초대전은 물론 2018 미국 네바다주 G20 ‘아시안 문화의 날’ 기념 초대개인전, 2019 백순임 명상화전(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초대개인전, 2021 ‘신선의 피리소리’전(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등 지금까지 총 15회 개인전 및 국내외 다수 단체전에 참가했다. 현재 백순임 화백은 (사)한국미술협회 이사를 비롯해 (사)현대한국화협회 이사, (사)종로미술협회 수석 부회장, (사)국전회 회원, (사)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사)현대미술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 등을 맡으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내 그림에 채워지지 않은 빈자리가 있게 허용해
“동양의 전통은 사물들이 놓인 공간에 주목합니다. 공간은 사물을 위해 기꺼이 텅 빈 것이 되고, 사물이 다니도록 밝음을 비추어주는 행인들의 성실한 안내자가 됩니다. 그래서 공간은 모습이 없는 것이기도 하고 밝음이 있는 것이기도 한 것입니다. 또한, 공간은 사물의 바깥에 멈춘 게 아니라 경계를 허물고 사물의 안으로 들어선 것입니다. 저는 제 그림에 채워지지 않은 빈자리가 있게 허용하려고 합니다. 감상자가 그림의 바깥에 멈추어있지 않고 성큼 안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말이죠.”
백순임 화백은 명상을 통한 깨달음을 한 폭의 캔버스에 옮겨 표현하며, 좋은 기운을 가진 그림을 관람자에게 전한다는 일념으로 작품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녀는 한국화의 현대적 정수를 보여주며 고요하고 투명한 기상을 화폭에 담아내 감상자로 하여금 명상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백순임 화백은 “산이 높기 때문이 아니라 거기 구름 같은 사람이 살 때 산은 전설을 품게 됩니다. 마치 그런 산처럼 제 그림도 명상의 투명한 기상을 품어가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2023 아트부산 전시서 ‘이슬 속에 만다라’ 연작 선보여
백순임 화백은 본래 문인화와 진경산수를 그렸다. 이후 그녀는 내면의 빛을 깨우는 명상을 배우게 되면서 명상 시 교감한 빛이 그림에 복사되는 신비한 현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며 ‘명상한 그림’이 되게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명상화에 천착하게 된 백순임 화백은 이후 기존 틀을 벗어나 활달하게 그린 만다라 연작 등 작품을 선보이며 남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저는 명상하는 마음으로 붓을 잡고 작품을 만듭니다.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 아무런 왜곡 없는 순수한 상태로 돌아가는 초월의 경지를 실천하는 명상을 그림의 형태로 관객들에게 전하는 것은 이제 엄연한 저의 사명이 되었습니다. 누구나 사람의 마음에는 지극한 평안과 맑음이 잔잔히 출렁이기 마련입니다. 최근 마무리된 2023 아트부산 전시회에서도 제 작품을 관람한 이들의 내면에 빛의 맑고 밝은 명상이 넓고 깊이 교감했다는 후문입니다.”
백순임 화백은 지난 5월 5일부터 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아트부산’ 전시회에 참가해 ‘이슬 속에 만다라’ 연작 15점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백순임 화백의 만다라 연작은 전통적인 만다라화의 형식에서 벗어나 있는 모습으로 더욱 주목받았다. 백 화백은 빛이 본질인 것을 살리고 부처와 보살은 본질인 빛을 가리킨 페르소나라고 여긴 듯하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은 연꽃에나 비유할 아무 무명도 없는 청정한 빛을 담아가진 선화이며, 그림 중에 ‘빛’이 농밀하여 나름의 방식으로 ‘취집’을 성취해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2023 아트부산 전시에서도 ‘명상화’의 독보적 위치를 점하며 시선을 끈 백순임 화백은 앞으로도 국내 대표 명상 화가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그림을 통해 명상의 진수를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림 속 고요에 집중하면 곧 ‘명상’
“잠시, 그림 앞에 멈춰 그림이 보여주는 고요에 주의를 기울여보세요. 그저 그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명상화’의 밝은 기운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 속 고요에 집중하면 그것이 곧 ‘명상’입니다.”
그간 백순임 화백은 자신의 명상화를 감상한 이들로부터 “따뜻한 기운을 전하는 마음 휴양지”, “자연의 생명력을 화폭에 담은 행복 바이러스” 등 극찬받아왔다. 앞으로 백순임 화백은 조금 더 심플하고 더 맑은 명상화 그리기에 매진하여 누군가한테 작지만 큰 힘이 될 수 있는 명상 화가가 되고 싶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백순임 화백은 “쉽게 이야기하면 명상 기운은 후광을 깨우는 기운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성공한 사람은 후광이 밝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근데 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그 사람이 성공해서 후광이 밝은 게 아니라 그 사람의 밝기만큼 큰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명상 등을 함으로써 밝아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현대인은 너무 바쁩니다. 그래서 제 작품을 잠시 스치는 것만으로도 좋은 명상 기운을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부단히 명상화를 그리겠습니다.”라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출처=퍼블릭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