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 컬렉션은 2001년 가나아트 이호재 대표가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한 200점의 작품군으로 1980-90년대 한국의 사회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민중미술 및 리얼리즘 계열의 작품들을 포괄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가나아트 컬렉션 상설 전시로 2016년 <가나아트 컬렉션 앤솔러지>, 2018년 <시대유감>, 2020년 <허스토리 리뷰> 전시를 개최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전 가나아트 컬렉션 전시에서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 위주로 전시를 구성하여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작품 감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15년 가나아트 컬렉션 상설 전시실을 마련하였으며, 연중 7개월 이상 가나아트 컬렉션 상설 전시를 열고 있다.
전시는 출품작들을 관통하는 공통된 주제 의식에 따라 3개의 소주제(‘도시화의 이면’, ‘도시인’, ‘도시를 넘어 – 생명의 근원’)로 구성되었다. 파트1. ‘도시화의 이면’에서는 1980년대 도시화 과정에서 발생한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비판 의식을 표출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김정헌, 신학철, 이상국, 전민조 작가는 도시의 난개발과 그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원주민들, 각종 도시 문제와 빈곤, 도시의 무분별한 소비문화를 포착하였다.
파트2. ‘도시인’에서는 1980년대를 살아간 예술가들이 도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도시적인 감각으로 그려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용선, 이흥덕 작가는 급속한 도시 개발로 인하여 소외된 개인의 불안을 주제로 삼았으며, 박인철, 오치균, 전수천 작가는 유학 생활 중 낯선 타지에서 느낀 불안과 고독을 표현하였다. 반면에 오경환, 정강자 작가와 같이 도시를 자신의 당당한 활동무대로서 인식하거나 도시의 세련된 미감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들도 존재하였다.
파트3. ‘도시를 넘어 – 생명의 근원’에서는 1980년대에 걸쳐 도시화에 대한 비판을 경유하여 농촌문화를 민중의 정체성으로 파악하면서 농촌과 자연이 지닌 생명력을 표현하였던 민중미술 계열 작가 김정헌, 김호득, 민정기, 심정수 작가의 작품과 민중미술 운동에 참여하지 않았던 작가 중 자연의 생명력을 통해 강인한 민중의 역사를 표현한 권순철, 이상국 작가의 작품들을 전시한다.
이 전시는 급속하게 변화하는 1980년대 도시에 대한 다양한 문제의식을 표출했던 예술 작품들을 통하여 당대의 현실에 공감하고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현시점에 이러한 예술 작품들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생각해보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
본 전시는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고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도슨팅 앱을 통해 음성으로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 또한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와 자료를 순차적으로 미술관 공식 SNS를 통해 제공한다. 전시 관람 일정과 관련한 상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