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집어삼킨 대지진 이후 '우리 아파트 하나만 살아남는다면?'이란 상상력에서 시작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평온하고 소중한 우리 가족만의 공간 아파트가 이 세상의 유일한 피난처가 된다는 독창적 설정을 통해 기존 재난 영화와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한다. 이런 신선한 설정과 제작진들의 의기투합은 전 세계 152개국 선판매를 시작으로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하와이 국제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으며 글로벌 극장가의 뜨거운 관심까지 입증했다. 또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칸, 베니스, 베를린 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4대 국제영화제로 꼽히며, 북미 지역 최대 규모의 영화제인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도 공식 초청되어 국경을 아우르는 보편적인 공감대까지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지에서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히로인으로 호연을 펼친 배우 박보영을 심층 취재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모든 것이 무너진 가운데 강추위까지 덮치자 외부인들이 살아남기 위해 황궁 아파트를 찾아오고, 자신의 보금자리를 공유하려는 그들의 등장은 황궁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생존의 거대한 위협으로 다가온다. 주민 대표 '영탁'을 중심으로 외부인을 막아선 채 자신들만의 생존 규칙을 만들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생존에 대한 열의가 강해질수록 팽팽해지는 긴장감으로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이 과정에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생존이 걸린 극한의 상황 속 여러 인간 군상을 통해 현실적이고도 예리한 공감대를 선사한다. 특히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이병헌을 필두로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이 캐릭터에 완벽하게 이입해 펼치는 열연과 배우들이 부딪히며 발산하는 시너지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강력한 관전 포인트가 된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특유의 밝은 에너지와 탄탄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사랑받아온 배우 박보영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통해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처음으로 재난 드라마 장르에 도전하며 새로운 연기 변신을 꾀한 박보영은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지켜가고자 노력하는 '명화' 캐릭터를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눈빛과 표정으로 완벽히 소화해냈다. 따스한 마음과 배려, 그리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심지를 지닌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해낸 박보영은 한층 성숙한 면모로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박보영 배우의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을 보고 싶다는 호기심과 욕심이 있었는데, 그 모두를 충족시켜 주었다."라고 엄태화 감독이 전할 만큼 박보영은 더없이 완벽하고 새로운 매력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이에 대해 박보영은 “극 중 명화는 도덕적 기준이 높고 더불어 살 줄 아는 사람, 흡사 ‘유니콘’과도 같은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때로는 위선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면 명화 같은 사람도 한 명쯤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이어 “인간 박보영은 명화와 절반 정도 비슷한 것 같다. 다 같이 살 방법도 찾아야 하지만, 때로는 잘못된 방법인 것을 알면서도 휩쓸리기도 할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2006년 EBS 드라마 <비밀의 교정>으로 데뷔한 박보영도 어느새 30대에 접어들었다. 그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왔지만,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박보영의 필모그래피에 아주 의미 있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할 게 분명하다. 향후 진한 멜로물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배우 박보영의 끝없는 연기 변신을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