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누보 스타일의 대가인 알폰스 무하의 작품을 디지털화하여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현하는 글로벌 브랜드 iMUCHA PROJECT(아이무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된 <알폰스 무하 이모션 인 서울> 전시가 아시아 최초 공개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다. 지난 2017년 5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최되어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전해준 클래식 미디어아트 공연 <비발디아노-거울의 도시>의 프로듀서이자 연출가인 뮤지션 미칼 드보르작과 알폰스 무하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리처드 푸사 재단이 공동 제작한 본 전시는 미디어아트와 작품 전시 두 가지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체코에서 태어난 알폰스 무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이자 장식 예술가로, 아르누보 시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다. 무하의 작품은 아르누보 스타일에 기반을 둔 섬세하고 아름다운 이미지가 특징이다. 1894년 겨울, 무명의 예술가였던 그는 우연한 기회로 파리 최고의 배우 사라 베르나르 주연의 연극 <지스몽다> 포스터를 제작하면서 큰 명성을 얻게 된다. 단순한 구성이 일반적이었던 당시의 포스터 트렌드와 달리 전신 사이즈의 파격적인 크기와 여성의 곡선과 아름다움을 강조한 파스텔 톤의 포스터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해당 포스터의 성공 이후 건축과 디자인에서는 '아르누보' 스타일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19세기 말 파리의 예술 취향을 사로잡은 무하는 부유층의 전유물인 보석부터 포스터, 도자기, 달력, 책, 과자 상자 등 일상 용품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작업하며, 상업 미술을 예술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작가로 평가받았다. 특히 옥외 광고라 부르는 포스터 예술의 대가로서 그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제품 그 자체가 아니라 제품과 연관된 감정이라고 보았다.
그는 1904년 미국으로 이주했는데, 그때 미국 데일리 뉴스와 같은 주요 일간지에서 무하의 미국 체류를 축하하며 그를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장식 예술가’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한, 슬라브 민족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이 강했던 무하는 1910년 미국을 떠나 고국 체코에 돌아와 슬라브 민족의 역사를 기록한 20연작의 초대형 작품 <슬라브 대서사시>를 완성했다. 이후 그는 1939년 독일의 프라하 침공에 따라 나치에 의해 체포되고 고문당한 후 세상을 떠났다.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는 본 전시는 이전에 프라하의 무니시팔 하우스와 프라하성 등에서 전시를 열어 많은 관람객을 모으며 작품성을 검증받았다. '무하의 작업실', '무하와 뉴욕', '파리 산책', '아르누보 정원', '성 비투스 성당', '슬라브 대서사시' 등 무하의 일생에서 중요한 시기들과 주요 작품을 다루는 6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이번 전시는 장식성이 강한 아르누보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동시에 <슬라브 대서사시>와 같은 국내에서 생소한 작품들도 포함하여 알폰스 무하의 폭넓은 작품 세계를 오케스트라 음악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알폰스 무하의 대표적인 작품인 '지스몽다', '연인들', 사계', '네 가지의 예술', '네 가지의 보석', '모나코 몬테-카를로' 등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알폰스 무하 이모션 인 서울> 전시는 오는 10월 30일까지 계속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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