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무대와 개성 강한 넘버로 창작 뮤지컬계 독보적 포지션을 구축해온 뮤지컬 <더데빌>(이하 <더데빌:파우스트>)이 초연 10주년을 맞아 10년 만의 후속작 <더데빌:에덴>을 선보인다. 뮤지컬 <더데빌:에덴>은 <더데빌:파우스트>와 같은 세계관을 바탕으로 탄생한 신작으로, 9월 21일 유니플렉스 1관에서 개막한다. 이후 12월 <더데빌:파우스트>의 5번째 시즌이자 초연 10주년 기념 공연이 연이은 개막을 앞두고 있어 이번 프로덕션은 두 가지 <더데빌> 시리즈를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초연한 <더데빌:파우스트>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유혹과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선택'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조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무대 전환, 은유와 상징을 입은 텍스트와 더불어 이미지와 음악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파격적인 연출 방식으로 선보이며 초연 이후 지난 10년간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문제작이자 화제작으로 불렸다.
신작 <더데빌:에덴>에서는 작품을 대표하는 캐릭터이자 전작인 <더데빌:파우스트>에도 등장하는 악(惡)과 어둠의 존재 'X-Black(X-블랙)'과 선(善)과 빛의 존재인 'X-White(X-화이트)'를 만날 수 있다. 변함없는 두 캐릭터의 등장은 인간 내면의 선(善)과 악(惡)의 대결을 은유하며 자연스럽게 작품의 세계관을 확장한다. 작품 속 배경은 20세기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21세기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로 변화했다. 앞서 선보인 <더데빌:파우스트> 속 월가가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탐욕의 집약체로 그려졌다면 <더데빌:에덴>의 실리콘밸리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대응하는 장소로 대두되며, 팬데믹 이후 전 세계의 화두로 떠오른 바이러스와 백신이라는 소재를 두고 방황하는 인간 '에덴'과 그의 양심으로 그려지는 '레브'가 등장해 새로운 에피소드를 이끈다.
<더데빌:파우스트>는 시즌마다 변화를 거듭하는 도전적 행보로 한국 뮤지컬계에 유의미한 족적을 남겨왔다. 2014년 초연 당시 기존 뮤지컬 문법을 파괴하며 '낯설고 불친절한 문제적 뮤지컬'이라는 수식어를 남기고 공연계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2017년 재연에서는 초연 당시 '빛과 어둠은 하나의 존재'라는 작품 주제에 맞게 한 명의 배우가 연기했던 'X' 캐릭터를 'X-White(X-화이트)'와 'X-Black(X-블랙)'으로 분리하며 보다 명확하게 선(善)과 악(惡)을 표현하는 변화를 꾀했다.
이듬해 2018년 세 번째 시즌 공연에는 배우 차지연, 임병근, 이충주가 캐릭터 'X-White(X-화이트)'와 'X-Black(X-블랙)'을 번갈아 연기하는 젠더 프리(*같은 배역의 배우를 성별에 관계없이 캐스팅하는 것) 및 캐릭터 크로스(*한 명의 배우가 전체 공연 기간 동안 두 가지 역할을 번갈아 가며 연기하는 것)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2021년 네 번째 시즌 공연에서는 초연부터 존 파우스트 역으로 참여한 배우 송용진이 출연진이 아닌 연출에 이름을 올렸으며, 작품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기반으로 한층 깊어진 이야기로 관객들을 만났다.
제작사 페이지1과 알앤디웍스는 "<더데빌:파우스트>의 10주년을 맞이해 선보이는 <더데빌:에덴>이 프로덕션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간 사랑받았던 작품의 고유색을 잃지 않고 기존 팬들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새롭게 만날 팬들에게는 <더데빌:에덴>을 통해서도 <더데빌> 시리즈만의 매력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작품의 세계관을 확장하며 새로운 10년의 역사를 써 내려갈 <더데빌:에덴>에는 <더데빌> 시리즈의 오리지널 크리에이터부터 작품의 신선함을 더하는 것은 물론 음악적/연출적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한 창작진들의 참여도 이어진다. 먼저 <더데빌>만의 독창적 세계관을 완성한 이지나(극작/작사)와 Woody Pak(우디박, 작곡/작사)이 변함없이 이름을 올렸다. 신진 작가 우찬(극작/작사)을 시작으로 초연부터 작품의 음악감독을 도맡아 온 신은경이 이번에는 작곡과 작사에도 참여하며 연출에는 오루피나, 안무에는 채현원이 합류했다. 한편 뮤지컬 <더데빌:에덴>은 오는 11월 26일까지 계속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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