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초연부터 수차례 매진과 매회 기립의 신화를 써온 국립극단 대표 레퍼토리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100회를 품은 여섯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11월 30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하는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12월 2일 서울 누적 공연 100회를 기록하며 12월 25일까지 관객들을 만난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동양의 햄릿’이라 불리는 중국 4대 비극 『조씨고아』(원작 기군상)를 연출가 고선웅이 각색, 연출한 작품이다. 초연 이후 동아연극상, 대한민국연극대상 등을 수상하며 명실공히 한국 연극계에서 ‘믿고 보는 공연’으로 성장했다. 2016년에는 원작 출현지인 중국으로 진출하여 국가화극원 대극장에서 현지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와 기립 박수를 받으며 ‘한류 입힌 공연 역수출’의 시초를 만들기도 했다. 2019년 국립극단이 주최한 설문조사 ‘국립극단에서 가장 보고 싶은 연극’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으며,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공연 중단을 겪었으나, 2021년 더욱 무르익은 연기와 절절한 무대로 다시 돌아와 관객들을 만났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꾸준히 사랑 받는 비결은 장쾌한 서사, 무게감 있는 인간 내면의 묘사 등 극의 높은 완성도와 더불어 초연부터 함께한 출연진과 제작진들의 오랜 호흡에서 나오는 완벽한 케미스트리에 있다. 하성광(정영役), 장두이(도안고役) 등 초연부터 빠짐없이 함께하여 100회 무대에 서는 배우들의 혼연일체 캐릭터 체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온전한 극 중 몰입 상태를 선사한다. 올해는 조씨고아 역(役)의 더블 캐스트로 새롭게 합류한 박승화 배우가 극에 입히는 새뜻한 감각과 초연부터 조씨 가문의 마지막 복수의 씨앗 조씨고아를 연기해 온 이형훈 배우의 노련미를 견주어 관람하는 색다른 재미도 있다.
초연부터 매회 공연에 뼈대를 만들고 살을 붙여 소위 ‘살아있는’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을 완성한 제작진들도 함께 100회의 기록을 맞이한다. 그들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의 열거가 곧 한국 연극계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연극판에 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무대 디자이너 이태섭은 1990년 <오이디푸스 렉스> 데뷔 후 34년 동안 200여 편의 무대 미술을 담당해 왔으며 제31회 이해랑연극상, 제55회 동아연극상 무대예술상의 수상자다. <봄날>, <오셀로> 등 1986년부터 38년간 300여 작품의 분장 디자이너로 활동해 온 이동민은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을 자신의 대표 필모그래피로 꼽을 만큼 연극에 대한 애정이 깊다. 1998년 공연계에 뛰어들어 올해 데뷔 26년 차를 맞는 류백희 조명 디자이너는 섬세하면서도 대담한 감각으로 올해도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 형형색색의 빛의 옷을 입힐 예정이다. 고선웅 연출은 “서울 누적 공연 100회 기록은 매 공연 찾아주시고 함께 울고 웃으며 마음을 나눠주신 관객들 덕분”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100회 기록의 시즌을 맞아 이전에는 진행하지 않았던 배리어프리 회차도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다. 관객층을 확장하고 문화예술 소외와 장벽 없는 연극으로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앞으로 더욱 오래 관객 곁에 머물고자 하는 약속의 의지를 담았다. 배리어프리 회차는 12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운영되며 한국수어통역, 한글자막, 음성해설, 이동지원을 진행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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