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지난 1956년 10월 9일 한글날 기념식장에서 창립한 문화기관으로 세종대왕기념관 건립을 필두로 세종대왕에 관한 유적과 유물 및 관련 자료를 진열해 국내외인으로 하여금 관람하게 하는 한편 세종대왕과 세종조 문화에 관하여 연구하여 그 결과물을 출판하고 있으며, 한문 고전을 국역하고 한글 고전을 역주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1968년에 시작한 <조선왕조실록> 국역을 비롯해 2022년까지 한문 고전 568책을 국역하고, 1991년부터 2022년까지 215책의 한글 고전을 국역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또한, 이곳은 <금강반야바라밀경>,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능엄경언해>, <몽산화상법어약록언해>, <분류두공부시언해>, <자치통감사정전훈의>, <서울청계천수표>, <서울세종영릉신도비> 등 8종 보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전국 초중고 글짓기 대회(48회), 한글 문화상품 아이디어 공모전(19회), 한글 글꼴디자인 공모전(30회), 외국인 한글 글씨쓰기 대회(24회) 등 다양한 한글날 기념행사도 개최하며 세종대왕의 애민정신 및 창조 정신을 온 국민에게 알려 이어 받게 하고 있다. 독립운동가이자 한글학자인 외솔 최현배(1894~1970년) 선생의 손자로서 박종국 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직을 맡은 최홍식 회장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 (재)외솔회 명예이사장, (재)한글학회 재단이사, 천지인발성연구소 소장, 제일이비인후과의원 대표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후두질환과 음성장애‧두경부암 분야 최고 권위자로 손꼽힌다. 후두학‧음성언어의학회 및 후두음성언어의학연구소 소장으로 20여 년 관련 연구에 매진한 최 회장은 저서 『훈민정음 음성학』도 펴내며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 문자인 한글 창제 이론을 밝히기도 했다.
‘626돌 겨레의 스승 세종대왕 나신날 큰 잔치’ 성황리 개최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지난해 5월 15일 세종대왕 탄신 626돌을 맞이하여 청와대 사랑채(분수대 광장)에서 ‘626돌 겨레의 스승 세종대왕 나신날 큰 잔치’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세종대왕의 음악 유산을 만날 수 있는 ‘여민락-홍매화 오르겔로 노래하는 사계’ 공연도 펼쳐졌으며, 국가교육위원회 이배용 위원장을 비롯해 최재형 국회의원(종로구),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정문헌 종로구청장, 한글학회 김주원 회장, 외솔회 이창덕 회장 등이 자리를 빛내 그 의미를 더했다.
“그간 온 국민이 세종대왕을 존경하는 것에 비해 기념행사는 너무 부실했던 게 사실입니다. 세종대왕이 태어난 날을 양력으로 환산하면 5월 15일입니다. 이처럼 세종대왕이 나신날에 풍성한 잔치 같은 기념행사를 펼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626돌 겨레의 스승 세종대왕 나신날 큰 잔치’를 개최하게 됐습니다. 다행히도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많은 분이 이 행사에 참여해 주셨고 대통령실의 평가도 아주 긍정적이어서 큰 보람과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이날 행사는 최홍식 회장의 여는 말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축사와 소리꾼 장사익의 노래, 어린이합창단의 한글 무용과 합창이 이어진 뒤 세종대왕이 작곡한 것으로 잘 알려진 ‘여민락(與民樂)’이 공연됐다. 여민락은 백성과 함께 즐거움을 나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이는 백성을 기쁘게 하는 것을 무엇보다도 중요시한 세종대왕의 정치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하지만 여민락은 오늘날 듣기에는 조금 지루한 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연주의 총괄기획을 맡은 홍성훈 오르겔바우 마이스터는 안산시립합창단, S.O.S.합창단, 안양시립소년소녀합창단과 함께 여민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전 국민의 큰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626돌 겨레의 스승 세종대왕 나신날 큰 잔치’를 성황리에 이끈 최홍식 회장은 이번 잔치가 매년 5월 15일에 청와대 사랑채에서 세종대왕을 기리는 기념행사의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지금은 세종대왕기념관을 다시 지어야 할 시기
“우리가 지금까지 쭉 지켜왔던 전통적 표준과 오늘날 거세게 출렁이는 세계화의 물결이 적절히 융합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순수한 우리의 것을 지키는 것보다는 2~3살만 돼도 영어교육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게 현실입니다. 정작 우리 말 교육은 등한시된 것이죠. 우리나라의 국운이 상승기에 접어든 이 시기는 그러한 것의 균형이 꼭 필요합니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나이 든 사람의 경험과 젊은 사람의 역동성을 융합하여 더 나은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데 주춧돌이 되겠습니다.”
지난달 14일 세종대왕기념사업회와 반크는 세종대왕과 한글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것을 골자로 한 업무 협력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세종대왕의 가치가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전역에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할 전망이며, 같은 맥락에서 충북 무형문화재 28호 운봉 박영덕 각자장의 목판 훈민정음 해례본‧언해본을 우리나라 전통 한지에 먹으로 인출해 해외에 널리 알릴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지금이 바로 ‘세종대왕기념관’을 더욱 멋진 장소에 다시 지어야 할 시기라고 강조한 최홍식 회장의 바람이 하루빨리 이루어져 세종대왕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