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벚꽃동산>의 각색과 연출을 맡은 사이먼 스톤은 영국 내셔널씨어터,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등 세계 최고의 무대를 오가며 작품을 올리고 있는 현재 가장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 연출가다. 특히 연극 '메디아', '예르마', '입센 하우스' 그리고 영화 '나의 딸(원작-입센의 '들오리')' 등의 작품을 통해 고전을 해체하고 재해석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선보여왔다.
연극 <벚꽃동산>에는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의 히트작을 견인하고 있는 전도연, 박해수 배우뿐만 아니라, 무대와 매체를 종횡무진하는 손상규, 최희서, 이지혜, 남윤호, 유병훈, 박유림, 이세준, 이주원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10명의 배우들이 30회의 공연 동안 '원 캐스트'로 출연한다. 다시는 볼 수 없을 빈틈없는 조합의 배우들은 우리가 그동안 고전으로 만났던 <벚꽃동산>을 한국에서 살아 숨 쉬는 인물들로 그려내며, 가장 마음에 와닿는, 지금 이곳, 한국의 <벚꽃동산>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연극 <벚꽃동산>의 이야기는 십여 년 전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던 송도영(전도연 분)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그녀가 마주한 서울은 자신의 기억과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다. 떠들썩한 사회 분위기, 자유롭고 권위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 무엇보다 그녀의 가족들이 오랫동안 함께 살았던 집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연극 <벚꽃동산>은 2024년 지금의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펼쳐지며, 모든 배우에게는 원작의 캐릭터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이름이 부여되었다. 전도연은 원작의 주인공 '류바'를 재해석한 '송도영' 역을, 박해수는 원작의 '로파힌'을 재해석한 '황두식' 역을 연기한다. 손상규는 '송도영'의 오빠 '송재영(원작 '가예프' 역)', 최희서는 '송도영'의 수양딸 '강현숙'(바랴 역), 이지혜는 '송도영'의 차녀 '강해나'(아냐 역). 남윤호는 '변동림'(트로피모프 역), 유병훈은 '김영호'(피시치크), 박유림은 '정두나(두냐샤)', 이세준은 '신예빈'(에피호도프), 이주원은 '이주동'(야샤 역)을 맡는다.
사이먼 스톤은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이자 유작인 '벚꽃동산'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한국 배우들은 희극과 비극을 넘나들며 연기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면서 "체홉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희비극성을 한국 배우들의 놀라운 재능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벚꽃동산>은 항상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한국 사회를 담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LG아트센터 이현정 센터장은 "2024년의 '벚꽃동산'은 세계적인 연출가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위대한 고전 위에 한국의 현대 모습을 입혀 새롭게 써내려 갈 특별한 공연"이라며, "LG아트센터가 만든 <벚꽃동산>이 세계를 매료시키고 있는 한국의 다른 콘텐츠처럼, 세계의 관객들이 한국의 연극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역할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