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은 다원예술 2024 <우주 엘리베이터>를 5월 25일부터 2025년 2월 2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17년부터 장르의 경계를 허물어 영역을 확장하는 다학제, 융복합 프로그램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을 매년 진행해왔다.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2020), <멀티버스>(2021), <미술관-탄소-프로젝트>(2022), <전자적 숲; 소진된 인간>(2023) 등 퍼포먼스, 공연, 전시와 수행적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미술관 문턱을 낮추고 관객에게 기존과 다른 형태의 예술과 경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선보이는 <우주 엘리베이터>는 우주에 대한 상상력과 감각을 탐구하는 프로젝트이다. 전시명인 ‘우주 엘리베이터’는 러시아 과학자인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Konstantin Tsiolkovsky)가 1895년에 제안한 개념으로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정지궤도까지 엘리베이터로 연결하는 일종의 건축 방식이다. 현재 우주로 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인 로켓 발사는 엄청난 에너지와 막대한 연료가 필요하며 폭발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 우주 엘리베이터가 실현된다면 보다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 구상은 현실 가능성에 대해 논쟁적이며 행성적 차원의 재난을 떠올리게도 하는데 이는 공학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서 SF 소설 등에서도 다양하게 다뤄지는 소재이다.
다원예술 2024는 인간이 자기 충족적인 지구를 떠나 새로운 현실인 우주로 가야 하는 ‘이유’와 지구 바깥으로 가기 위한 ‘방법’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우주 엘리베이터’를 소재로 공학적 상상력과 인간의 본질적 욕망과 두려움을 예술의 관점으로 바라보며 새로운 예술의 중요성과 과거 구상의 유효성 그리고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 인간의 본원적인 감각을 생각해 보는 무대가 될 것이다.
전시는 5월부터 내년 2월까지 총 10개의 개별 프로그램을 월별로 진행하며, 다양한 젊은 작가를 선보이는 쇼케이스도 예정되어있다. 프로그램은 5월 25일 일본의 연출가 토시키 오카다의 연극 <우주선‘인-비트윈’호의 창문>으로 문을 연다. 인간 승무원 네 명과 안드로이드 승무원 한 명을 태운 우주선 인-비트윈(In-Between)호의 우주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6월과 7월에는 한국의 안무가 노경애의 무용과 전통음악 박민희의 공연이 펼쳐진다. 8월에는 한국과 영국의 미디어아트 듀오 김치앤칩스의 <또 다른 달>이 미술관 야외에 설치된다. 다양한 장르의 상반기 작업은 일상의 물리 법칙이 예술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고찰하고, 우주라는 또 다른 환경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예견되는지를 사유해볼 것이다.
하반기(10월~2025년 2월)에는 우주를 상상하면서 과거와 미래, 의식과 무의식, 공학과 예술 등을 연결하고 여러 감각을 융합해보는 작업을 선보인다. 세계적인 영화감독이자 시각 예술가인 태국 출신의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 자신의 예술세계에서 VR을 처음 시도해본 작업인 <태양과의 대화(VR)>와 장편 영화인 <메모리아>를 함께 선보인다. 한국의 설치 작가 이미래와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일본관 작가인 유코 모리는 퍼포먼스 신작을 제작한다. 별도로 10월에는 공학, SF 대중문화 그리고 예술 간의 연결점에 대한 심도 있는 토크도 진행한다.
특히,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다원예술 쇼케이스는 해외 지역과의 교류 촉진 및 다양한 신진작가 발굴을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올해는 덴마크 예술센터 아트 허브 코펜하겐의 디렉터 야콥 파브리시우스(Jacob Fabricius)와 협업하여 1980-1990년대 출생의 한국작가 4명, 덴마크작가 4명 작가를 소개한다. 이들은 오는 9월 4-5일 양일간 서울관의 곳곳에서 자신의 신체를 통해 세상을 사유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개별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 정보 및 프로그램 참여 방법은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며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급변하는 예술 환경에 발맞추어 매년 다채로운 매체의 융합을 보여주는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의 새로운 시도는 계속된다”라며, “‘우주 엘리베이터’라는 재미있고도 미래적인 주제를 통해 미술관에서 다양한 상상과 현실을 예술로 연결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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