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재킹은 운항 중인 항공기를 불법으로 납치하는 행위를 뜻한다. 전 세계적으로 하이재킹이 가장 많이 발생한 시기는 1968년~1972년으로, 5년간 총 325건(미 연방항공청 통계)의 하이재킹이 발생했다. 이후 X-ray 검사, 금속 탐지기 등 보안검사가 강화되면서 하이재킹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한다. 영화 <하이재킹>은 전 세계적으로 여객기 납치 사건이 기승을 부리던 1971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1971년 1월, 속초공항발 김포공항행 여객기가 홍천 상공에서 납치당한다. 대한민국 상공에서 벌어진 사상 초유의 여객기 하이재킹 사건으로 납치범의 목적지는 바로 휴전선 너머의 북한이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작가적인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된 <하이재킹>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서로 다른 목적지를 가진 사람들의 치열한 모습을 영화적으로 보여준다.
판문점에서 처음 남북 이산가족 찾기가 개최되는 등 한반도의 평화 무드가 조성되었던 1971년. 여객기 부기장 태인(하정우)과 기장 규식(성동일)은 속초공항에서 김포행 비행에 나서고, 승객들은 승무원 옥순(채수빈)의 안내에 따라 분주하게 탑승한다. 비행기 탑승이 흔하지 않았던 70년대, 각기 다른 이유로 설렘을 안고 여행길에 오른 많은 승객들은 들뜬 마음으로 이륙 준비를 마친다. 그러나 이륙하고 평화도 잠깐이었다. 여객기 안에서 사제폭탄이 터지고, 기내는 아수라장이 된다. 여객기를 통째로 납치하려는 용대(여진구)가 조종실을 장악, 무작정 북으로 기수를 돌리라고 협박한다. 분단의 시대, 휴전선을 넘는 순간 조종사와 승무원은 물론, 비행기에 탑승한 모든 승객들은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상공 위 여객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목숨을 걸고 펼쳐지는 극한의 서스펜스는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관객들을 스크린 속 객석으로 끌어 앉히며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과 극강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태인 역의 하정우는 "이 이야기의 시작은 실제 사건이 모티브였지만 영화적인 재미와 서스펜스가 굉장히 뛰어난 작품"이라며 <하이재킹>이 보여줄 장르 영화의 매력을 기대하게 했다. 김성한 감독 역시 "영화적인 장면으로 상황을 구성하고자 했다"고 밝히며 실제 사건을 뛰어넘는 드라마틱한 재미를 예고한다. 스크린에서 최초로 그려지는 70년대 여객기 공중 납치 사건과 그 안에서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대립하는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폭발적인 긴장감은 "삶의 끝에 선 사람들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는 김성한 감독의 생동감 넘치는 연출력으로 완성되었다. 김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