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은 미국 미술계의 새로운 경향으로 떠오른 한 미술 사조에 관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심포지엄에는 앤디 워홀과 로젠퀴스트도 참석했으며, 재스퍼 존스, 로버트 라우셴버그, 로이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로버트 인디애나, 제임스 로젠퀴스트, 톰 웨셀만, 짐 다인을 포함한 총 15명의 작가와 그들의 작품이 소개되었다.
현대미술관은 심포지엄 개최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팝아트의 정의를 이렇게 전했다. "팝아트는 광고지와 빌보드, 연재 만화 등에서 찾을 수 있는 평범한 물체들을 활용하는 미술이자 예술이다" 이전까지 네오 다다이즘이나 신현실주의 등으로 분류되었던 미국 팝아트는 이 심포지엄을 계기로 '팝아트'라는 새로운 미술로서 널리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세계 미술계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문화에 폭발적인 양적 성장이 이루어졌으며, 전문가뿐 아니라 대중은 예술과 문화 소비의 주체가 되었다. 그리고 이들이 엘리트주의적이고 철학적인 추상표현주의에서 탈피했으며, '알아볼 수 있는' 이미지를 복귀시키고 자신들의 일상을 다루는 '팝아트'의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주었다. 이에 팝아트는 대중문화를 다루는 예술이면서 동시에 대중문화의 하나의 큰 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서구 세계의 문화 및 경제적 중심지가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동하면서 미술에서도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 여기에는 미국 대중 매체의 확산과 관련 기술의 발전, 그리고 제도적인 지원이라는 배경이 주요했다. 하지만 '팝아트'가 세계 미술계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작가들의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혁신과 전위성, 그리고 그것을 지지하는 대중의 안목과 취향이었다.
<아메리칸 팝아트 거장전>은 해외뿐 아니라 한국에서 팝아트가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되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국내 작가전도 함께 기획했다. 한류가 글로벌 콘텐츠의 중심이자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요즘, 국내 팝아트 주요 작가 12인(하정우, 유나얼, 위제트, 아트놈, 찰스장, 이승구, 함도하, 알타임 죠, 임태규, 모어킹, 코코림, 최주열)의 작품 80점을 통해 대중들이 한국 팝아트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 20세기 후반의 미국 '팝아트'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 '팝아트'의 문화적 영향력과 방향성 또한 경험할 수 있었으면 한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