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비아스 레베르거의 작품들은 단순한 시각적 유희를 넘어 '예술' 자체에 대한 개념적이고 다층적인 고찰과 질문을 담고 있다. 그의 작업은 조각, 설치, 건축, 미술, 디자인, 예술과 일상, 미학과 기능 등 다양한 예술 장르와 역할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탐구한다.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그의 작품 세계는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고, 추상적이며 시적인 개념의 혼성체(hybrid)로 볼 수 있다.
전시 <You can call it Thunder(천둥이라 불러줘)>는 "가독성(readability)"의 개념에 대한 기호학적 기능과 관람객의 해석 영역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평면 작업 외에도 3D 조각과 이를 둘러싼 수채화 작품을 통해 감정과 인식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또한, <무한한 박스(Infinity Mirror Box)>, 네온사인, <자화상(Self Portrait)> 연작 등을 통해 공간과 인지의 문제를 탐구한다.
네온 튜브로 제작한 문자 작업은 "가독성"을 중심으로 예술 작품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다. 형식적이고 추상적인 외관에도 불구하고, 각 캔버스의 텍스트가 묘사하는 문자는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한다.
광대 흉상의 분수는 광대 이미지의 통념과 작가 본인의 페르소나를 결합하며, 오랜 시간 이해된 충돌되는 감정의 해석의 폭을 넓힌다. 코에 연결된 노즐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예술가의 진정한 모습을 숨기는 동시에 보는 이로 하여금 실소를 머금게 한다. 조각 작업 뒤로 설치된 유리판에 물방울을 묘사한 수채화 작품들은 작품 표면과 그 너머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며 광대 흉상의 분수와 유사한 불명확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무한한 박스(Infinity Mirror Box)>는 투명한 거울을 통해 사과, 나무, 염색체, 뇌의 반쪽 등의 오브제를 볼 수 있는 설치 작업으로, 일종의 자화상이다. 다양한 오브제가 두 개씩 설치되어 있고, 빨간 광대의 코는 단 하나만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거울이라는 매체로 인해 모든 물체의 이미지가 무한히 반복되어 보이며, 실제 물건과 그 이미지가 거울에 비치는 모습이 복잡하게 얽혀 어떤 것이 실제 이미지이고 어떤 것이 반사된 이미지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만든다. 또한, 룸 전체를 장식한 "you think you know me well"이라는 레터와 함께, "너는 너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너의 다양한 면으로 인해 새로운 자아를 발견할 수 있다"는 반어적 표현이 무한한 박스와 결합되어 룸 전체에 나타나며, 이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작가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작업은 거울을 통해 끊임없이 비치는 이미지와 함께, 어떤 모습이 실재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전시 <You can call it Thunder(천둥이라 불러줘)>는 토비아스 레베르거의 혁신적이고 다채로운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루이까또즈의 로고와 작가 특유의 색감과 패턴이 어우러진 아트샵은 패션과 예술의 융합적 실험의 공간 경험을 촉진하는 특별한 장소로 탈바꿈한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