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페라단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여 2014년 5월 2~4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세계 최고의 연출가, 지휘자, 성악가들과 함께 <살로메>를 공연한다. 범죄가 난무하고 온갖 욕심에 모든 것이 파괴된 2114년 미래의 도시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간상을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두운 본성을 돌아본다.
성서 안의 여주인공, 살로메 오페라 <살로메>는 성서에 나오는 헤롯왕과 그의 의붓딸 살로메 그리고 당대의 예언자 세례 요한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대 문호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에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작곡한 오페라로 1905년 초연(독일 드레스덴 궁정극장)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작품이다. 교향시 작곡가로서 이름을 떨친 슈트라우스는 바그너 풍에 영향을 받아 작곡하였으며, 비도덕적인 줄거리에 반해 음악적 기교와 아름다움은 어느 무엇과도 비할 바 없어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살로메는 19세기 말 상징주의 예술가들의 갈망을 담고 있는 가장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여자의 대명사로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의 모티브가 되었다.
범죄와 욕심에 파괴된 2114년 미래의 도시 살로메와 여러 캐릭터 하나하나에 담긴 다양한 인간상을 통하여 어둡고 깊은 한 구석에서 꿈틀대는 인간 내면의 본성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본다. 살로메는 흔히 남성으로 하여금 그 아름다움에 탐닉하다 결국 파멸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여성상으로 묘사되어 왔다. 여성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남성의 타락과 파멸의 근원으로 돌리는 남성들의 집단적 공포감을 담아내는 일종의 문화 기호였던 셈이다. 살로메는 자신이 느끼는 욕망에 가장 충실한 여인이다. 도덕과 비도덕의 경계에 적당히 양다리 걸치며 살지 않고 욕망의 순수한 요구에 따라 움직인다. 도덕이나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왜곡된 사랑의 욕망, 그리고 자기 파멸과 죽음이라고 하는 굵직한 주제들은 2114년의 미래에도 여전히 변함없이 욕망의 시대를 살고 있을 우리에게 자신의 깊은 내면을 돌아보게 한다. 살로메의 퇴색되지 않은 욕망의 빛깔은 과연 지금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가.
유혹과 매력의 집합체, 유명한 일곱 개 베일의 춤 많은 예술작품의 모티브가 된 일곱 개 베일의 춤은 요염한 댄서인 살로메가 일곱 개의 베일을 하나씩 벗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얻기 위해 의붓아버지 헤롯왕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표현의 압축판이다. 사회가 금기시하는 에로티시즘과 선정적, 충격적 묘사를 통해 이번 <살로메>공연에서 우리 안에 잠재한 깊은 욕망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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