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장기호 씨는 작‧편곡가, 가수, 베이시스트 등으로 케이팝 발전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음악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A. 저는 원래 미대 지망생이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음악을 많이 듣게 되었죠. 그러던 어느 날 그림을 보면 어떤 색깔인지 어떻게 그렸는지 알 수 있지만 음악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보이지도, 만질 수도, 냄새도 나지 않고 그저 들리기만 하는 음악이 어느 순간 더 제 마음을 더 크게 흔들고 있었습니다. “음악에는 어떤 힘이 있기에 사람의 마음을 슬프게도 기쁘게도 하는지”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다 보니 자연스레 음악과 가까워지면서 깊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Q. 장기호 씨의 음악 인생에서 ‘빛과 소금’ 활동과 대표곡 ‘샴푸의 요정’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샴푸의 요정은 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1990년부터 “빛과 소금”이라는 밴드로 활동하면서 개인 앨범 포함 총 10 여장의 앨범과 다수의 싱글을 발표했습니다. 원래 샴푸의 요정은 MBC 베스트셀러 극장(1988)의 주제곡으로 만든 노래였는데 시청자들의 반응이 워낙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때 저는 이 노래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1990년 발표한 빛과 소금 1집 앨범에 ‘샴푸의 요정’을 공식 수록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그 당시 국내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독특한 라틴 그루브의 퓨전 재즈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어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 2010년대쯤 우리나라에 불어닥친 레트로 및 시티 팝 열풍 속에서 빛과 소금의 음악은 MZ세대의 선택을 받게 되죠. 그리고 그동안 김진표, 이승철, 마마무의 화사,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많은 후배 가수가 이 곡을 리메이크하며 곡의 생명력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Q. 왜 유독 빛과 소금의 노래를 많은 후배 가수가 리메이크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우리나라는 하루에도 수많은 가요가 발표되고 사라집니다. 이러한 가운데 ‘샴푸의 요정’은 한 종편 방송에서 뽑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리메이크되는 노래 중 한 곡’으로 선정되었으며, 젊은 음악인들이 가장 도전해 보고 싶은 곡으로 선택받고 있습니다. 한번은 제가 후배 뮤지션들에게 왜 많고 많은 노래 중 내 노래를 리메이크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우리나라 대중음악으로써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은 곡이다”라는 답변이 많았는데요. 아무래도 저의 음악창작 방식이 일반 대중음악을 만드는 방식과 다른 것은 물론 흔한 음악이 아니기에 제 노래를 재해석해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진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Q. 장기호 씨는 교육자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다수의 교육용 저서를 출간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제가 졸업 한 버클리 음악대학을 통해 미국의 교육방식을 체험하면서 교육에 관한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어떠한 분야가 발전하려면 그 분야의 전문적 교재가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했죠. 일본의 대중음악과 재즈 시장이 동양에서 가장 먼저 발전한 이유도 훌륭한 뮤지션들이 좋은 교재들을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실용음악 관련 교재가 많아 출판되고 있긴 하지만, 2000년대 초반 만 해도 우리의 정서와 수준에 최적화된 교재는 거의 전무한 상태여서 우리 체질에 맞는 교재가 급선무라는 판단하에 『실전재즈화성』, 『내 노래는 내가 만든다-장기호의 대중음악 작곡법』, 『내 노래는 내가 꾸민다-장기호의 코드스터디』, 『나는 모드로 작곡한다』 등을 출간하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안에 그동안 달라진 교육환경과 수준에 맞는 새로운 콘셉의 교재 『스코멜 하모니』를 출간할 예정입니다. 『스코멜 하모니』는 스케일, 코드, 멜로디를 동시에 보게 하는 교재로 실용음악 전공자도, 지망생도, 일반인도 누구나 모두 도움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좋은 반응이 기대됩니다.
Q.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발전을 위한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A. 과거에는 축구 변방이었던 한국 축구가 지금은 세계적인 축구 스타를 배출할 정도의 역량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다른 예, 체능 분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대중음악 분야는 보는 음악 쪽에 편향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듣는 음악 쪽에서는 아직 부족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듣는 음악이란 대중음악으로써 음악적 완성도가 높은 음악을 의미합니다. 대중들의 흥미와 오락을 위한 음악도 물론 중요하지만, 예술성과 상업성을 겸비한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부와 연구 및 시도가 필요합니다. 세계적인 뮤지션인 스티비 원더, 폴 매카트니, 스팅 같은 엄청난 아티스트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그 시작점은 바로 양질의 음악교육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Q. 장기호 씨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A. 최근 들어 ‘장기호의 음악 강국’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준비 중인데요 우리나라의 대중음악이 세계적 수준의 음악으로 나아가기 위한 여러 가지 콘텐츠들을 다룰 예정입니다. 교육자로서 새로운 교육 시스템 연구는 물론이고 저의 창작품을 통하여 우리 대중음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궁극적으로 세계적인 후배 뮤지션들을 배출하는 것이 제 인생 후반의 작은 소망입니다. 결국 우리나라의 대중음악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견인하는 것이 저의 미래 계획입니다. 이루어질 때까지 나에게 은퇴란 없다는 마음으로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조이향 ㈜한국융합콘텐츠컴퍼니 대표는 2024년 기획『세상을 바꾸는 선한 영향력 12인 선정』으로 ①세종대왕기념사업회 최홍식 회장, ②(사)한국유엔봉사단 안헌식 이사장, ③한국행정관리협회 김보관 회장, ④연세에스의원 심영기 원장, ⑤자유기업원 최승노 원장, ⑥지(G)미래환경협회 김성옥 회장, ⑦한불문화예술협회 서승석 회장, ⑧한국애도심리상담협회 윤득형 회장, ⑨백석예술대학교 음악학부 교회실용음악과 안용범 교수, ⑩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김종인 총장 이번 호에는 싱어송라이트 장기호 님을 만났다. 조 대표는 본지 편집위원 및 객원기자 / 국제대학교 엔터테인먼트학부 겸임교수 / 안양시 안양문화원 홍보대사 및 문화예술전문위원 /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국제문화예술비엔날레 총괄 기획 / 아시아평화민속예술제 무용 부분 총괄 기획 / 평창군 산림자원 스토리텔링 문화관광 융복합 콘텐츠 총괄기획 / 기업, 문화, 예술, 교육 기획 · 자문 약 1,000회를 진행했다.